숙명여고 교무부장이던 아버지가 빼돌린 답안지로 시험성적을 올렸다는 혐의를 받아 재판에 넘겨진 쌍둥이 자매가 지난 14일 항소심 첫 재판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을 향해 가운뎃손가락을 세우는 ‘손가락 욕’을 해 논란이 일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 5-3부(이관형 최병률 원정숙 부장판사)에서 오후 4시 반부터 열리는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던 쌍둥이 자매는 취재진이 “혐의를 여전히 부인하느냐”고 질문하자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앞서 1심에선 이들에게 업무방해 혐의로 각각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해당 사건은 1학년 1학기 문과 전교 121등, 이과 전교 59등이었던 자매의 성적이 2학년 1학기 기말고사에서 나란히 문·이과 전교 1등을 차지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자매는 1심 재판 과정에서 “실력으로 1등을 한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재판장은 “자매가 시험지 한쪽 여백에 숫자를 나열하는 식으로 ‘깨알 정답’을 적어 놓은 점, 휴대전화 메모장에 일부 서술형 답이 그대로 적혀 있었던 점, 아버지 현씨가 시험 전 주말 이유 없이 초과근무를 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자매가 답을 미리 알고 있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라며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아버지 현씨가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점과 자매가 이 사건으로 숙명여고에서 퇴학당한 점 등을 고려해 형량을 정했다고 밝혔다. 두 딸보다 먼저 재판에 넘겨진 현씨는 지난해 3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을 확정받았다.
/강지수 인턴기자 jisuk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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