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이 15일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문재인 정권이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정부가 전문가 그룹과 수차례 검토한 결과 ‘문제없다’고 보고 일본 정부에 오염수의 해양 방류에 대해 ‘반대’ 대신 ‘우려’만 표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론이 악화되자 정부가 돌연 반대에 나섰다. 이에 대해 “정부가 애초에 과학적 대응을 못한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본 의원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이미 지난해 10월 ‘우리 국민과 환경에 미칠 영향이 유의미하지 않고 피폭 가능성도 매우 낮다’고 결론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이를 근거로 일본 정부와 수십 차례 협의를 하면서 ‘우려’는 표명했지만, ‘반대’는 하지 않았다”며 “과학적 기술적 근거가 없다며 미온적인 태도를 취한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안 의원은 “우리 정부와 달리 대만 원자력위원회는 공식적으로 일본에 반대 입장을 전달했다”고도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13일 일본이 오염수 방류를 결정하고 국내 여론이 악화되자 정부는 강한 유감이라며 ‘단호히 반대’한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며 “문 대통령도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제소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과학적 근거도 희박한데 국제재판소에 제소를 한다니 앞뒤가 맞지 않는 뒷북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문 정권이 국민을 속이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 된다”며 “과학적 기술적 문제가 없는데 여론이 악화되자 일본 때리기에 나선 것은 아닌지, 아니면 과학적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은 아닌지, 정부는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에서 이 문제를 따질 예정이다.
한편 총리실은 전날 입장 자료를 통해 “일부 전문가의 의견이 정부의 입장이 될 수는 없다”며 “정부는 일본의 오염수 해양 방출 결정을 단호하게 반대하며 국민 안전에 위해를 끼치는 어떠한 조치도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일부 전문가의 의견은 정부 기관인 원안위가 ‘일본의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와 관련해 일곱 차례 간담회를 통해 보고서에 적시한 내용을 뜻한다.
/구경우 기자 bluesquare@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