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자민당의 2인자인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이 올해 7월 23일 개막하는 도쿄올림픽의 취소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니카이 간사장은 15일 일본의 민영 TBS CS방송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이 더욱 확산할 경우의 도쿄올림픽 개최에 대해 "도저히 무리라고 한다면 그만두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집권당의 실세이자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내각 출범의 1등 공신인 니카이 간사장이 조건부이기는 하지만 100일도 남지 않은 올림픽의 취소 가능성을 거론한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한편,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행정개혁담당상은 이날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이 무관중으로 개최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고노 담당상은 이날 TV아사히 프로그램에 출연해 도쿄올림픽·패럴림픽(7.23~9.5)에 대해 "개최할 수 있는 방식으로 한다"며 "무관중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치러지는 도쿄올림픽·패럴림픽에 대해 "통상의 올림픽과는 다른 방법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아사히신문은 도쿄올림픽 관중 상한선을 최종 판단하는 시기는 5월 이후가 될 것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달 중 일본 정부와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등이 내놓을 관중 상한선 관련 기본방침을 잠정 결정으로 하고 "앞으로 (코로나19) 감염 상황에 따라 변경할 수 있다"는 조건을 붙이는 방향으로 조율이 이뤄지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상황을 끝까지 지켜보기 위함으로, 무관중 개최도 검토 대상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의 코로나19 확산세는 긴급사태 해제 후로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제4파(4차 유행) 양상을 보이고 있다.
NHK방송에 따르면 14일 일본 전역에서 새로 확인된 코로나19 감염자는 4,308명(오후 6시 30분 기준)으로 집계됐다.
일본의 하루 신규 확진자가 4,000명대로 올라선 것은 도쿄, 오사카 등 전국 11개 광역지역에 긴급사태가 발효 중이던 올 1월 28일(4,133명) 이후 처음이다.
특히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한 오사카를 중심으로 한 간사이(關西) 지방이 급증세를 이끌고 있다. 전국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수도 도쿄에서 이날 591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지만, 오사카부(府)에서는 최다치인 1,130명의 감염자가 확인됐다.
이로써 인구 880만 명인 오사카가 16일 연속으로 신규 확진자 수에서 1,400만 명이 거주하는 도쿄를 앞섰다. 오사카와 인접한 효고현도 이날 처음으로 500명이 넘는 감염자를 기록해 간사이 지역의 확산세가 두드러졌다.
이는 지난 5일부터 오사카 등에 긴급사태 선포 전 단계로 적용된 '만연방치 등 중점조치'가 감염 확산 억제 대책으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어서 일본 정부의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중점조치 지역에선 해당 지자체장이 음식점 영업시간 단축 요청 등 긴급사태 때보다는 다소 느슨한 방식의 감염 억제 대책을 시행하게 된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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