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일각에서 향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정치적 행보에 있어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일정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장이 "윤석열 전 총장이 뇌물을 받은 전과자와 손을 잡겠나"라며 김종인 전 위원장을 정조준했다.
김병준 전 위원장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윤 전 총장은 '공정'의 가치를 높이 들고 있다"면서 "어마어마한 돈의 뇌물을 받은 전과자와 손을 잡겠나. 그의 손을 잡는 순간에 공정의 가치도 정의의 가치도 무너지고 말 텐데"라고 적었다.
앞서 김종인 전 위원장은 1993년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에 연루돼 실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김종인 전 위원장은 2억1,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2년6월, 집행유예 4년의 형을 받았다.
김병준 전 위원장은 또한 최근 김종인 전 위원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아사리판'이라는 단어로 국민의힘을 지적한 것과 관련해서는 "며칠 전까지 이 당을 지지해 달라고 말하고 다니지 않았나. 국민을 속였다는 말 아닌가"라며 "자가당착도 이런 자가당착이 없다"고 날을 세웠다.
아울러 김병준 전 위원장은 "홀로 떨어져 한두 마디 좋은 이야기 하는 분일 수 있다"며 "그러나 좋은 관리자나 개혁가는 되지 못하는 분이다. 왜 이런 분을 모셔와 이렇게 서로 불편한 상황을 만드나"고 거듭 강한 어조의 비판을 이어갔다.
여기에 덧붙여 김병준 전 위원장은 "이번 보궐선거를 두고도 그의 공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내 생각은 다르다"면서 "시민들이 당과 후보만 보고 찍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하여 그를 보고 찍은 것은 더욱 아니다. 누가 뭐래도 정권심판, 그것이 주요 요인"이라고 상황을 짚었다.
더불어 김병준 전 위원장은 "굳이 말하자면 그는 오히려 감표 요인이었다"고 지적한 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대한 무례한 언행 등 조마조마한 일들이 많았고, 적지 않은 지지자들이 선거승리가 행여 그를 당 대표로 추대하는 일로 이어질까 두려워 표를 못 찍겠다고 했다. 투표를 바로 앞두고서야 선거결과와 관계없이 그만둔다는 이야기를 해 주었는데, 참으로 다행한 일이었다"거고 비판의 수위를 끌어올렸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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