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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과 '페미니즘' 설전 이준석 "입에서 여성혐오 한마디도 꺼낸 적 없는데…"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연합뉴스




'페미니즘'을 둘러싸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첨예한 공방을 이어가고 있는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최고위원이 자신을 두고 '여성혐오자'라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과 관련, "페미니스트들의 주 타격방향은 언행일치가 안된 세력들과 사람들에게 가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입에서 여성혐오 한마디도 꺼낸 적 없는 이준석을 여성혐오주의자로 몰아가려고 노력해봐야 얻는 것 없다"면서 이렇게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전 최고위원은 "과격한 페미니즘에 제동을 거는 메시지를 내면 정당이 망할 수 있다는 말은 아직 실증되지 않았다"며 "페미니즘의 조류에 가장 부합하게 가서 메갈당 소리까지 들은 정당들은 대표가 성추행을 하고 전직 당 대표를 성폭행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로 망한 경우가 있다"고 상황을 짚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아울러 "'82년생 김지영'을 읽고 페미니스트를 자처한 서울시장은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며 "이런 일에는 입다물고 있던 소위 진보 지식인들과 언론이 과도한 여성 가산점 문제에 대해서는 달려드는 게 내로남불이고 넌센스"라고 강한 어조의 비판을 이어갔다.

앞서 이 전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젊은 이준석의 반페미니즘'이라는 제목의 글을 공유한 뒤 "이제는 페미니즘이 계몽사상이니까 그냥 외우라는 주문까지 나온다"면서 "님들에게는 페미니즘이 성경이냐"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이 전 최고위원은 "페미니즘에 대한 지적을 흑인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으로 비유하는 것은 어떤 경박함인지 따로 지적하지 않겠다"면서 "진중권 교수랑 대화하다가 이런 글을 마주치니 (논리정연했던) 진중권 교수가 그립다"고 했다.

이에 대해 진 전 교수는 댓글을 달아 "이해가 안 되면 외우는 것도 나쁘지 않다. 정치를 하려면…"이라고 쏘아붙였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연합뉴스


한편 두 사람의 설전은 지난 9일 이 전 최고위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이 전 최고위원은 글에서 "민주당이 2030 남성의 표 결집력을 과소평가하고 여성주의 운동에만 올인했으니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상황을 짚었다.

그러면서 이 전 최고위원은 "유시민씨 같은 분은 남성이 축구 보고 롤하느라 여성보다 공부를 안 하니 여성보다 불리하다는 어처구니 없는 소리나 해댔다"면서 "박원순 시장 성추문 앞에 서서는 페미니스트들이 만족하지 못할만한 이야기를 하고, 피해호소인 이야기를 하니까 페미니스트 표도 달아나서 20대 여성층에서 군소 후보에게 15%를 뺏긴 것"이라고도 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또한 "성평등이라고 이름 붙인 왜곡된 남녀갈라치기를 중단하지 않으면 민주당에 20대 남성표가 갈 일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같은 이 전 최고위원의 주장에 진 전 교수는 "아주 질 나쁜 포퓰리즘"이라고 댓글을 달았고 이 전 최고위원은 "그건 50대 이상의 성평등에 대한 인식과 2030의 인식이 달라서 그래요"라고 맞받았다.

그러자 진 전 교수는 "뭘 크게 착각한 거 같은데, 계속 그렇게 해봐라. 말 한 마디로 순식간에 곤두박질 치게 만들어줄 테니까"라고 썼다.

그러자 이 전 최고위원은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채식주의자들이 자기가 채식하는 건 아무 상관없는데 채식하는 자신은 기후변화를 챙기고 트렌디한 사람이고 안 하는 사람은 미개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꼴통인양 묘사하면서부터 싸움이 나는 것"이라며 "이런 트렌디함이 깃들면 피곤하다. 하루는 곤충먹고 하루는 채소 먹어야 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또한 "마찬가지로 페미니스트도 자기 하고 싶으면 하면 된다. 화장하기 싫으면 안 하면 되고 탈코하려면 하면 된다"면서 "그게 트렌디하고 안 하면 반동인 듯 묘사하는 순간 싸움난다"고 적었다.

아울러 이 전 최고위원은 "'페미니스트 선언'한 사람들이 그 선언만으로 '한남'보다 도덕적으로 더 존경받을 이유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문"이라면서 "원래 내용적으로 아무것도 없으면 용어 하나에 소속감을 얻고 자신이 그 용어만으로 우월하다고 착각한다"고 강한 어조의 비판을 이어갔다.

이에 대해 진 전 교수는 "적을 만들지 말고 친구를 만들어야지"라며 "자꾸 증오나 반감을 이용하는 포퓰리즘만 하려 하니. 다 적으로 돌려서 어쩌려고"라고 지적했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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