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입양 한인 대부' 신호범(미국명 폴신) 전 워싱턴주 상원의원이 12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86세.
국제결혼여성총연합회 리아 암스트롱 고문은 신 전 주 상원의원이 스노호미시 카운티 내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고 16일 밝혔다.
1935년 경기 파주시 금촌에서 태어난 고인은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6살 때 미군 군의관 레일 폴 박사에게 입양돼 미국으로 건너갔다. 유타주 브리검영대와 펜실베이니아대 국제관계학 석사, 워싱턴대(UW) 동아시아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메릴랜드대와 하와이대, UW, 웨스틴 워싱턴대 등에서 30여 년간 강의했다.
1992년 워싱턴주 하원 의원에 당선돼 정계에 입문한 고인은 6년 뒤 주 상원의원에 올랐고 이후 5선에 성공했다. 정치 활동을 하면서 아시안을 경멸하는 뉘앙스의 용어 '오리엔탈'(oriental) 대신 '아시안'(Asian)으로 쓰도록 법안을 제정했고, 그 공로로 2003년 '미국 최고 해외 이민자상'을 받았다. 또 워싱턴 주 정부가 미국에서는 처음으로 '한인의 날'을 만드는데 이바지했다.
'한미 정치교육장학재단'을 설립해 이사장을 맡았고 이후 미국 내 한인 입양 단체들의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 장학금을 제공하는 등 입양인들을 지원해 '입양 한인의 대부'로도 불렸다. 미주동포후원재단에서 수요하는 '제1회 자랑스러운 한국인상', 미국 역사와 이민 사회 발전에 공헌한 사람에게 주는 '앨리스 아일랜드상' 등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미국인 부인인 다나 신씨, 아들과 딸이 있다.
/곽윤아 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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