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 자정이 넘은 시간 A씨는 서초구의 한 고깃집에서 4만 7,000원 어치 고기를 시켰다. A씨는 음식 값을 낼 생각이 없이 고기를 구워 먹었다. 계산할 때가 되자, A씨는 돈을 내지 않고 도망갔다. 사장인 B씨는 즉각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현행범으로 새벽 3시께 인근 지구대에 체포됐다. A씨는 현행범인체포 확인서에 본인 이름이 아닌 다른 사람의 이름을 적고 서명했다. 아침에 지구대에서 경찰서로 넘어간 A씨는 피의자신문조서 진술란에 여전히 다른 사람의 이름을 적었다. A씨의 거짓서명에 지구대 순경과 경찰서 경위 모두 속았다.
A씨는 그 이후에도 상습적으로 무전취식했다. 3개월 뒤에는 관악구의 고깃집에선 삼겹살,갈매기살에 맥주를 시켜 먹고, 그 다음날에도 곰탕집을 찾았지만 계산하지 않고 식당에서 나왔다. 이에 곰탕집 사장 C씨가 음식 값을 지불하라고 하자 A씨는 되려 “주식으로 주면 되지, 왜 난리냐”고 고함을 지르고 난동을 부렸다. C씨는 A씨를 신고했고, 지구대 소속 경찰관이 방문해 업무방해 혐의로 현장 체포하려고 하자 A씨는 경찰관까지 폭행했다. 자신을 붙잡으려는 경찰관에게 ‘죽고 싶냐’고 소리지르며 경찰관의 허벅지를 폭행했다.
그 이후에도 무전취식은 멈추지 않았다. 지난 해 10월, A씨는 관악구의 호프집에서 치킨에, 오징어, 음료 2캔 까지 3만 7,000원 어치 음식을 먹고 계산하지 않았다. 한 달이 지나고는 점심으로 관악구의 양식집에서 풀코스를 시켰다. 등심스테이크, 명란 파스타, 스테이크치즈떡볶이, 치킨가라아케, 사이다에 맥주까지 곁들어서 5만원 가량을 먹었다. 역시나 음식값을 지불하진 않았다.
A씨의 범행은 대범해졌다. 서초구의 양식집에서 29만 2,000원 어치를 먹기도 했다. 모듬치즈플레이트에 와인을 곁들여 먹었다. A씨는 애초에 현금이 없었다. A씨의 체크카드 계좌는 압류된 상태였다. 돈을 지불할 생각도 없었지만, 돈을 지불할 능력도 없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박설아 판사)는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무전취식 사기 범행을 반복적으로 저지르고, 업무방해와 경찰의 수사를 방해하는 사서명위조 및 위조사서명행사, 공무집행방해 범행을 저질렀으므로, 그 죄책이 무겁다"며 “음식대금을 결제할 수 있었다고 주장하면서도 현재까지 피해자들에게 음식대금을 지불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이 사건 각 범행 이전에 벌금형을 초과하여 처벌받은 전력이 없고, 이 사건 각 사기 범행으로 인한 피해액도 경미한 편이다”며 양형의 이유를 밝혔다.
/구아모 기자 amo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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