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17일 남성 우월주의가 무의식 중에 녹아 있는 한국 사회를 지적하며 “한남충들 반성 하자”고 촉구했다. 한남충은 한국남자에 벌레 충(蟲)을 붙인 단어다.
진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남성우월주의 사회라는 것은 재보선에서 남자나 여자나 똑같이 투표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대남’ 표심 얘기만 떠들어대고 ‘이대녀’ 표심 얘기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는 사실에서 여실히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이 이상함이 하나도 이상하지 않게 여겨지는 게 이 사회가 이상하다는 증거”라며 “나를 포함해 우리 한남충들 다같이 반성 좀 하자”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하나의 집단이 등질적으로 (가면) 그 집단은 멍청해진다. 내가 특정 시점부터 오직 여성들의 페친(페이스북 친구) 신청만 받아온 이유”라며 “그렇게 했는데도 페친 전체에서 남녀 비율은 아직도 8:2. 남자가 압도적으로 많다”고 덧붙였다.
진 전 교수는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최고위원과 페미니즘 이슈를 두고 웹상에서 논쟁을 벌이고 있다. 이 전 최고위원이 “이제는 페미니즘이 계몽사상이니까 그냥 외우라는 주문까지 나온다. 님들에게는 페미니즘이 성경이냐”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에 진 전 교수는 “이준석을 비롯해 국힘 내의 안티페미니즘 정서에 대해서 한 번 정리가 필요하다. 그래, 한 번 붙자. 화끈하게”라고 받아쳤다.
/구경우 기자 bluesquare@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