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금을 토대로 운영되는 공익법인들이 회계 내역 등 운영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데 여전히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시민단체의 기부금 오·남용 논란으로 공익법인의 투명하고 올바른 공시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지만 많은 공익법인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국내 공익법인의 활동 투명성, 재무 안전성 등을 평가하는 한국가이드스타는 20일 2020년 공시 기준 공익법인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가이드스타는 “최종 평가 대상으로 선정된 599개 공익법인 중 요청 자료를 제출한 법인은 44개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한국가이드스타는 2020년 국세청 결산 서류를 토대로 공익법인 1만 514곳을 대상으로 평가를 진행했다. 이 단체는 내부 평가 기준에 따라 최종 평가 대상으로 599개를 선정했고 이들 법인에 평가 참여를 위한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하지만 599개 단체 가운데 추가 자료 제출에 응한 공익법인은 44곳에 불과했다. 이는 한국가이드스타가 평가 대상으로 꼽은 공익법인 중 7%에 불과한 수치다. 박두준 한국가이드스타 연구위원은 “아직도 많은 공익법인이 대중에게 법인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음을 유추해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공익법인은 시민들의 기부금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만큼 회계 내역, 기부금 사용 내역 등을 보다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 연구위원은 “공익법인의 공시 자료는 자산이나 공익 목적 사업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 정보를 대중과 정부에 공개하고 올바른 기부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기부자가 후원하는 단체를 믿고 기부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의무 제출해야 하는 공시 양식에 보다 충분한 정보가 담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굿네이버스·기아대책·어린이재단·굿네이버스인터내셔널·아이들과미래·바보의나눔 등 6개 공익법인은 5년 연속 종합평가 만점을 받았다.
/심기문 기자 do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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