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의 통신장비·스마트폰 업체인 화웨이가 전기차와 양돈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어 주목된다. 미국의 초강력 제재로 부품조달과 상품 판매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새로운 수익원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이다.
21일 텅쉰망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화웨이는 전날 밤 상하이 난징둥루의 스마트폰 플래그십 매장에서 중국 전기차 업체 싸이리쓰(賽力斯·SERES)와 협력해 만든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SF5’를 전시하고 예약 판매에 들어갔다
싸이리쓰는 중국에서도 소형 전기차 회사인데 화웨이와 협업하면서 이름을 알린 셈이다. 이날 출시된 모델은 싸이리쓰의 SF5 가운데서도 전기차 구동 체계인 드리이브원(DriveONE) 등 화웨이 기술이 들어간 ‘화웨이즈쉬안’(華爲智選)이다. 화웨이는 플래그십 매장을 시작으로 자사의 대형 매장과 온라인 채널에서도 전기차 판매를 확대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차량 인도는 다음달부터 시작된다.
화웨이가 하필 스마트폰 매장에서 전기차를 팔기 시작한 것은 화웨이의 나름대로 고충에 따른 것이다. 미국 정부의 제재 수위가 높아지면서 화웨이는 반도체 부품을 구하지 못해 스마트폰에서부터 태블릿 PC, 이동통신 서버 등 기존 제품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덩달아 매장도 한산한 상황이다.
위청둥 화웨이 소비자 부문 최고경영자(CEO)는 “화웨이는 전세계에 12개 플래그십 매장이 있고 체험 매장도 5,000개 이상”이라며 “어떤 자동차 브랜드도 이런 (판매망) 규모에 미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화웨이는 완성차 시장에 직접 뛰어드는 대신 기존 완성차 업체에 핵심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파트너 전략을 펴고 있다. 낮은 단계의 SF5 제작과 별개로 화웨이는 지난19일 개막한 상하이 모터쇼에서 전기차 업체인 베이징자동차블루파크뉴에너지테크놀로지(블루파크)와 협력해 만든 첫 자율주행 전기차 ‘아크폭스(Arcfox) αS HI’도 공개했다.
앞서 화웨이는 IT 기술을 이용해 돼지사육과 탄광업까지 진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5G와 사물인터넷 등을 통한 무인화·자동화 기술을 제공하며 이들 분야의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농업과 광업의 현대화에 관심을 가진 중국 정부도 IT기업의 이들 산업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화웨이는 최근 실적 보고를 통해 2020년 총 8,914억위안(약 153조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는데 이는 전년대비 .8% 증가하는 데 그친 수치다. 지난 2019년 매출 증가율 19.1%에 비해서 감소폭이 크다. 화웨이가 새로운 수익원 발굴에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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