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은 사태의 빠른 종식을 바라고 있다. 이런 간절함은 항공, 관광, 쇼핑, 호텔 등 여행객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산업의 경우 더욱 절실하다.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 언젠가 끝이 나겠지만, 그냥 한숨만 쉬면서 기다려야 할까. 필자는 할 일이 너무나도 많다고 생각한다.
일 평균 20만 명이 넘던 인천공항 이용객은 지금 6,000명으로 급감했다. 3,000명이 출국하고, 3,000명이 입국하는 형국인데, 입국 방역은 질병관리청 산하의 검역소에서 담당하고, 출국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담당하는 체제다. 입국객을 증상에 따라 나누고 130명 정도의 유증상자는 공항에서 유전자증폭검사(PCR)를 시행한다. 인천공항검역소의 170여명의 직원과 군에서 지원 받은 300명 등의 인력이 이 임무를 담당한다. 출국자는 목적지 국가 대부분이 요구하는 PCR 검사서를 소지해야 한다. 미리 준비하지 못하면 인천공항 내 코로나19 검사센터에서 검사를 받는다. 예약제로 운영되고 하루 200명 정도가 이용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이 어느 정도 이루어지면 트래블 버블 등의 형태로 부분적으로 입출국이 재개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대응이 늦으면 항공·관광업계는 큰 타격을 받게 된다. 그동안 확충해 놓은 항공 노선이 인근 국가로 이동하면 선점 효과가 장기간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트래블 버블 논의 과정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미리 준비를 해 놓아야 한다. 예컨대 인천공항검역소와 인천공항공사의 검사 능력을 단기간에 지금보다 10배 이상 늘릴 수 있는 유연한 대응 체계를 갖춰 놓아야 한다.
입국자들의 동선을 관리할 수 있는 실전 연습도 해 놓을 필요가 있다. 우선 외국 여행객이 인천공항에 내려 2~3시간 머물다가 다시 출국하는 ‘무입국 착륙 인바운드 여행’ 시범 사업을 추진해 볼 필요가 있다. 입국해 머무는 공간을 탑승동으로 제한하는 등 일반 여객과 완전 분리하는 과정을 실증해야 한다.
다음 단계로 공항 인근 호텔을 지정해서 외국에서 입국한 승객이 2~3일 머무르다 출국하는 시범 사업도 추진해 볼 필요가 있다. 국내 투숙객을 받지 않는 형태로 동선을 완전 분리할 수 있을 것이다. 트래블 버블은 방역 체계가 확실한 나라들끼리 먼저 국경을 개방하는 것인데, 상대국에서 우리의 방역관리 체계를 신뢰해야 성사될 수 있다. 특정 호텔에만 관광객이 머무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시범 운영을 통해 미리 관리 능력을 증명해 놓는 것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준비하는 자에게 기회가 온다고 했다. 코로나로 막힌 하늘길을 한탄하면서 있을 것이 아니라, 코로나 회복기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가는 것이 우리 항공업계, 관광업계가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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