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억울하게 유죄를 선고받은 5명에 대해 검찰이 직권으로 재심청구했다.
22일 서울북부지검 형사5부(서인선 부장검사)는 1980년 전후로 계엄포고 위반 등으로 처벌받은 민주화운동가 5명에 대해 검사 직권으로 재심청구했다고 밝혔다. 운동가 5명에는 전태일 열사의 모친인 고(故) 이소선 여사도 포함됐다.
검찰은 “5·18을 전후해 발생한 헌정질서 파괴 범행을 저지한 행위는 헌법의 존립과 헌정 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정당행위로 범죄가 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며 청구 사유를 밝혔다.
이소선 여사는 전태일 열사가 분신한 사건을 계기로 노동운동에 몸담아 오다 1980년 12월 6일 불법 집회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이 여사는 약 41년간 노동운동가로 활동했다.
다른 직권 재심 대상자인 사망자 김 모씨와 양 모씨는 군사정권에 반대하는 내용의 유인물을 불법으로 출판했다는 이유로 1981년 1월 계엄보통군법회의에서 각각 선고유예와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김 씨의 경우 유죄 판결을 받은 기록만 있을 뿐 가족관계 등 신상 정보는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당시 공범으로 지목됐던 양 씨가 “판결문 기재 이상으로 민주화를 위해 적극 기여했다”는 진술을 토대로 검찰은 관할 주민센터에 문의해 주민등록표를 확보했고 재심을 청구했다.
검찰은 이외에도 1980년 6월 ‘불온 유인물’을 사전 검열 없이 출판해 계엄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장기 8월, 단기 6월을 선고받은 이 모씨, 1980년 5월 정부를 비방하는 시위를 해 포고령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선고유예를 선고받은 조 모씨에 대해서도 재심청구를 했다.
재심이 청구된 이들의 유족들은 검찰의 결정을 반겼다. 이 여사의 유족은 “적극적으로 재심을 원한다”고 밝혔다. 김 씨의 유족 또한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난 동생을 가슴에 묻은 채 서로 입 밖으로 내지 못하고 지내왔다”고 말했다.
/강동헌 기자 kaaangs10@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