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카스텍스 프랑스 총리에게 최근 여성 속옷이 동봉된 편지가 잇따라 배달되고 있다. 프랑스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봉쇄 정책으로 란제리 가게들이 오랜 시간 장사를 못하자 가게 주인들이 항의의 의미에서 여성 속옷과 함께 불만을 적은 편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22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프랑스 란제리 상점 주인들이 최근 총리에게 항의하는 차원에서 여성 속옷을 우편으로 보내고 있다. 프랑스에서 꽃가게·서점·미용실·레코드 가게 등은 '필수' 업종으로 분류됐지만 속옷은 비필수 업종으로 분류했기 때문이다.
'앙시옹 퀼로트'라는 단체는 프랑스 정부가 란제리 판매를 비필수업종으로 분류하자 속옷 소포를 총리 앞으로 부쳐 항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시작했다. 프랑스 리옹에서 란제리 매장을 운영하는 나탈리 파레데스는 이 '속옷 보내기'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그는 "200여명의 참가자를 모집했다"며 "프랑스에 있는 수백 곳의 속옷 가게들이 위급한 상황을 겪고 있다는 점을 밝히고 싶었다"고 말했다.
프랑스의 소셜미디어에는 카스텍스 총리에게 보낸 여성 속옷 사진 수십장이 공유되고 있다. 란제리 가게 주인들은 "꽃가게, 서점, 미용실, 레코드점들은 필수 업종으로 분류됐다. 그런데 란제리 가게는 왜 비필수 업종인가? 속옷은 위생과 보호에 관련된 것이 아닌가? 누구나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속옷부터 입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란제리 가게 주인들은 카스텍스 총리에게 여성 속옷과 함께 보낸 서한에서 "여성 속옷 가게들도 다른 가게들과 마찬가지로 필수적이다. 지역의 중소기업들은 지역 경제에 기여하고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는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코로나19 감염이 급증하면서 지난 3일부터 불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술집, 체육관, 박물관, 극장 등에 대해 다시 전국적인 폐쇄를 명령했다. 서점과 음악 상점 등은 영업이 허용됐지만 여성 속옷 가게들은 영업이 금지됐다.
지금까지 프랑스에서는 1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코로나19에 감염돼 목숨을 잃었다.
/이지윤 기자 lu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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