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어준 씨는 감사원이 자신의 출연료 논란에 대해 사전 조사 성격으로 TBS(교통방송)를 방문한 것을 두고 "특정 정치 세력이 마음에 안 드는 진행자를 퇴출하려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 씨는 22일 자신이 진행하는 TBS라디오(95.1㎒)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일개 라디오 진행자 때문에 감사원이 특정 기관을 감사한 사례가 역사상 있었느냐"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어떤 단체는 문화체육관광부에 TBS에 과태료를 부과하라고 진정서를 내고, 모 변호사 모임은 내 탈세 여부를 조사하라고 국세청에 진정하는데 이게 그저 출연료 때문이냐. 출연료는 핑계"라면서 "이명박 정부 때 정연주 KBS 사장을 찍어내기 위해 감사원을 동원했던 것과 같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씨는 또 자신의 프로그램이 한 해 거두는 협찬 수익이 TBS TV와 라디오 프로그램 전체 제작비와 맞먹고, 한 해 30억 원대였던 해당 수익을 100억 원대로 끌어올렸다며 "그 시점에서 출연료 얘기는 끝나야 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과 TBS에 따르면 감사원은 지난 20일 TBS에 연락해 김 씨의 출연료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으니 사실관계를 파악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어 전날 TBS에 방문해 김 씨의 출연료 근거 규정과 결재 서류, 최종 결정자 확인 등 면담을 진행했다.
언론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김 씨의 출연료 책정 문제가 감사원 감사 범위에서 제외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20일과 21일 벌어진 사태는 납득하기 어려운, 지역 공영방송 TBS에 대한 독립성 침해"라고 비판하며 감사원의 공식 입장을 요구했다. 노조는 또 "이틀 동안 벌어진 감사 근거가 지난 9일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이 감사원에 TBS가 감찰대상이라며 감사를 촉구한 것 때문이냐"며 "백번 양보하더라도 서울시 출연기관인 TBS에 대한 감사는 서울시 공공 감사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야권에서는 김 씨의 출연 계약이 서면이 아닌 구두로 이뤄졌으며, 출연료도 과다하다고 지적해왔다. 출연료가 김 씨 개인이 아닌 그의 명의로 된 법인으로 지급되는 과정에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김 씨는 최근 연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통해 불쾌함을 표해왔다. 그는 전날에는 "내 출연료와 관련해 계속 기사가 나오는데 이게 나라가 망할 일인가"라며 "출연료의 세금 처리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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