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가 관광도시 도약을 위해 야심차게 추진 중인 ‘3대 문화권 사업’이 민간기업과 맞손을 잡고 본격적인 날개짓을 하고 있다. 민간 분야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접목한 체험관광 프로그램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위축된 지역경제 활성화의 새로운 돌파구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22일 경북도에 따르면 도는 ‘3대 문화권 사업장’ 4곳에서 체험관광 상품을 운영할 민간사업자를 선정했다. 국내 1위 액티비티 플랫폼 기업과 전주한옥마을 한복 콘텐츠 기업 등이 합류하면서 한때 애물단지 취급을 받던 3대 문화권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3대 문화권 사업은 경북도 23개 시·군에 산재된 유교·가야·신라의 역사·문화 자산을 관광자원화하는 사업이다. 2010년부터 추진된 3대 문화권사업은 43개 세부사업 가운데 현재 35개가 완료됐고 나머지 8개도 연내 마무리를 앞두고 있다. 인프라 구축에만 1조9,768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지만 정작 콘텐츠 경쟁력이 떨어져 지역관광 활성화를 이끌어내기에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하지만 민간기업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접목한 체험관광 프로그램이 이달 말부터 순차적으로 가동되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우선 경북 북부권 관광명소로 부상한 안동시 선성현문화단지에는 정보기술(IT) 기반 관광 콘텐츠 전문기업 알트앤엠이 모바일 아웃도어 미션 게임을 운영한다.
알트앤엠이 선보이는 ‘나는 조선의 공무원’은 옛 관아를 재현한 웹 기반 게임이다. 스토리텔링과 액티비티가 결합된 이색 체험상품으로 벌써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를 통해 지정된 동선을 따라가며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이 가미된 미션을 수행하다 보면 전체 단지를 둘러볼 수 있다.
김천시 사명대사공원에서는 ‘한복 체험 성공 신화’로 유명한 한복 콘텐츠 기업 한복남이 체험상품을 선보인다. 한복남은 전주한옥마을과 경복궁 등 전국 6곳에서 한복 체험상품 하나로 연매출 30억원을 올리고 있는 기업이다. 한복 체험, 트래블 스냅, 한옥 체험, 야경 투어 등 한문화 콘텐츠를 활용한 차별화된 상품을 상시 운영한다.
예천시 삼강문화단지에는 국내 액티비티 플랫폼 1위 업체인 엑스크루가 참여해 새로운 관광 콘텐츠를 선보인다. 삼강주막을 메인 콘텐츠로 삼아 젊은 세대를 겨냥하는 ‘뉴트로 펍’이 대표적이다. 단순히 경치를 보며 전통음식을 즐기는 기존 관광을 탈피해 공연을 접목했다. 최근 불고 있는 트로트 열풍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예천 영탁막걸리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문경시 에코랄라에서는 ‘광부 아버지의 가방’이라는 테마로 공간을 게임 요소로 해석하는 게임형 체험관광 콘텐츠를 운영된다. 경북 출신의 관광스타트업 시티서커스가 운영을 맡는다. 체험상품은 이달 말부터 오는 7월 30일까지 운영된다. 도는 민간사업자에게 상품 운영비의 70%(최대 1억원)을 지원한다.
이번 체험상품의 또 다른 특징은 민간사업자가 운영 매뉴얼을 남기도록 해 사업기간이 끝나도 상품을 지속 운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도는 이와 별도로 3대 문화권 사업장을 대상으로 야간 미디어아트와 체험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나이트 경북 시그너처’도 다음 달부터 가동한다.
삼강문화단지의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 선성현문화단지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에어 벌룬’ 콘텐츠, 사명대사공원의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빛의 응원가’ 등이 대표적이다. 안동시 병산서원, 영덕군 여명인문힐링센터, 아시아 최대 규모인 봉화군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서는 힐링·치유 중심의 야간 체험 프로그램인 ‘자면서 듣는 슬립 콘서트’도 선보인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공공기관 중심의 관광상품에서 벗어나 우수 콘텐츠를 보유한 민간 주도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여 3대 문화권 사업장을 활성화하고 코로나19로 침체된 여행 업계에도 차별화된 시장 개척의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손성락 기자 ss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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