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도부가 첫 공식 면담을 가진 가운데 상임위원장 재배분과 관련해 입장 차이만 확인하는 데 그쳤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면담 자리에서 ‘방역 협조'를 요청한 반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관용’을 요구하면서 여야 간의 간극을 좁히는 데 실패했다.
윤호중 민주당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국민의힘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예방했다. 원내대표 선출 뒤 처음으로 가진 여야 간 회동인 셈이다. 이날 자리에는 한병도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 김성환 원내기획수석부대표, 한준호 원내대변인과 김성원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도 함께 했다.
윤 위원장은 "재보선 결과를 받아들이며 국민의 명령은 민생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작년에 우리가 K방역을 통해 방역 선진국에 올랐다면, 올해는 여야가 함께 '면역 선진국'을 만들 수 있도록 국회가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야당이 ‘백신 무능론’을 지속적으로 제기하면서 여론이 악화될 조짐을 보이자 한발 앞서 화해의 손길을 내민 것으로 해석된다. 윤 위원장은 차기 당 대표로 거론되는 주 대표 대행에게 "(지난해) 품 넓게 여당을 포용해주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 계속 당을 지도해 여야 관계가 원만하게 협력 속에서 이뤄지도록 노력해주시면 어떨까"라며 덕담을 건내기도 했다.
주 대표 대행은 협치와 관용을 요구했다. 그는 "지난 1년을 돌아보면 국민이 바라는 국회상은 아니었던 것 같다"며 "최장집 (고려대) 교수가 말했듯이 다수결만이 민주주의 원리가 아니고 관용도 있어야 성숙한 민주주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1년간 국회를 협치, 통합, 관용으로 이끌어달라"고 요청했다.
윤 위원장과 주 대표 대행은 이후 약 12분간 비공개 면담을 진행했다. 다만 윤 위원장은 회동 이후 기자들과 만나 야당과의 상임위원장 재배분 문제에 대해 "1기 원내 지도부의 협상 결과를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계속 밝혀왔고, 그 말씀으로 대신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박진용 기자 yong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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