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애플리케이션 틱톡(TikTok) 등으로 잘 알려진 중국의 기술기업 바이트댄스가 상장설을 부인한 것은 미국과 중국이 대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5일 보도했다.
SCMP는 "바이트댄스가 미국과 중국을 모두 만족시킬 사업구조를 제시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기업공개(IPO)를 보류했다"고 2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이 관계자들은 같은 알고리즘을 공유하는 틱톡과, 틱톡의 중국 본토 서비스인 더우인의 운영을 분리하는 문제를 비롯해 바이트댄스가 미중 규제 당국의 요구에 부응할 충분한 사업구조 개편안을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 "바이트댄스의 IPO 계획은 미국 투자자들과 미국 시장을 포함하고 있는데, 미중 간 분위기가 우호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바이트댄스는 지난 23일 성명을 통해 "최근 우리의 IPO 계획에 대한 언론매체의 추측 보도가 있었다"면서 "우리는 현 단계에서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며, 아직 IPO 계획이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지난주 바이트댄스가 기업공개를 준비 중이며 미국과 홍콩 증시 중 한 곳을 선택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도은 지난 14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 회사가 2분기 홍콩 증권거래소에 상장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싱가포르국립대 알렉스 카프리 연구원은 SCMP에 "바이트댄스가 규제당국의 요구를 충족하는 게 점점 더 복잡하고 위험해진다"며 "바이트댄스는 앤트그룹과 알리바바에 벌어진 일을 지켜보며 저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알리바바의 금융 자회사 앤트그룹은 지난해 11월 홍콩과 상하이 증시에 동시 상장될 예정이었으나,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이 도발적 어조로 정부를 비판한 직후 상장이 전격 취소됐다.
시장 분석가 장이는 SCMP에 "바이트댄스가 상장하려면 각기 다른 나라들의 규정과 규제를 준수해야 하는데 이는 젊은 기업에는 매우 큰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다만 바이트댄스가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으며, 대규모 자금을 유치할 수 있는 IPO를 계속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연하 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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