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전 우리 형제와 친구들은 자유를 위해 싸웠습니다. (참전용사회가 결성되다니) 정말 자랑스럽고 감격스럽습니다.”
6·25전쟁이 발발한 지 71년 만에 멕시코에 24일(현지 시간) 한국전 참전용사회가 출범했다.
이날 멕시코시티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출범식에는 90세 동갑내기인 로베르토 시에라 바르보사, 호세 비야레알 비야레알,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알마다 씨 등 3명의 참전 용사가 참석했다. 거동이 불편해 불참한 헤수스 칸투 살리나스(86) 씨와 작고한 참전 용사 가족들은 화상으로 함께했다.
70년간 '잊힌 전쟁'의 '잊힌 용사들'로 지내던 이들은 처음으로 한국전 참전용사회가 결성돼 자신들의 활약이 되새겨지는 데 대해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출범식 내내 울먹이며 “감격스럽다”고 말한 바르보사 씨는 ‘대한민국을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글귀의 목도리를 걸자마자 결국 눈물을 쏟았다.
고령과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에도 불구하고 직접 참석한 초대 회장인 비야레알 씨는 "참전용사회는 70년 전 우리 형제와 친구들이 자유를 위해 싸웠다는 것을 알리고 평화를 위한 투쟁과 희생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탄생했다"며 "참전 용사들의 권리를 수호하고 멕시코와 한국 간 협력과 우호를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알마다 씨 역시 "한국은 폐허에서 시작해 강한 나라로 변모한 국가"라며 자신이 젊은 시절 싸웠던 한국이 자신들을 기억해주는 것에 기쁨을 표시했다.
출범식에 참석한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생존 참전 용사들의 이력을 한 명 한 명 소개하면서 "여러분들 덕분에 한국이 10위 경제 대국이 됐다"고 감사를 전했다. 이어 "멕시코는 이제 한국에 형제의 나라"라며 "한국 정부는 더 많은 참전 용사를 찾고 의미 있는 활동을 통해 이들의 헌신과 희생을 기려 후손들에게 전하겠다"고 약속했다.
/김혜린 기자 ri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