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모의 무차별 학대로 생사의 고비를 넘나들던 생후 7개월 여아가 사건이 발생한 지 43일 만에 끝내 숨졌다.
25일 전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께 외국인 친모 A씨(20대)의 학대로 뇌사에 빠져 치료를 받아 온 생후 7개월 된 B양이 숨졌다. 경찰 수사 결과 B양은 ‘울고 보챈다’거나 ‘기저귀를 교체하자마자 오줌을 쌌다’는 등의 이유로 A씨로부터 학대를 당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A씨의 폭행은 지난 3월 7일부터 같은 달 12일까지 모두 21차례 이뤄졌다. A씨는 B양의 머리를 주먹으로 수차례 때리는가 하면 약 1m 높이에서 바닥 매트(두께 0.6㎝)에 12차례에 걸쳐 내던지기도 했다. 마지막 신체적 학대로 B양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뇌사에 빠진 뒤였다.
B양의 주치의는 ‘경막하 출혈, 망막 출혈을 비롯해 좌뇌 전체, 우뇌 전두엽, 소뇌 등 전체 70%에 해당하는 광범위한 뇌손상 및 뇌압 상승으로 인한 뇌사’라는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B양은 숨지기 직전까지 인공호흡기에만 의존해 생명을 유지해 왔다.
경찰은 당초 A씨를 살인미수·아동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해 구속한 뒤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 역시 같은 혐의로 A씨를 기소했다. 경찰 관계자는 “B양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을 보내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라며 “B양 사망에 따라 살인 혐의로 공소장 변경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강지수 인턴기자 jisuk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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