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73)이 25일(현지시간) 열린 제93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하자 “아카데미에서 또 하나의 역사를 썼다”는 주요 외신과 방송의 반응이 나왔다.
윤여정은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유니언 스테이션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미국 독립 영화 '미나리'의 순자 역으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로이터 통신은 윤여정이 한국계 미국인 리 아이삭 정(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영화 '미나리'에서 딸 모니카(한예리) 부부를 돕기 위해 한국에서 미국으로 건너간 할머니 순자를 연기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윤여정이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 데 이어 수상까지 이뤄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윤여정이 수십 년간 한국 영화계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으며 주로 재치 있으면서도 시사하는 바가 큰 캐릭터를 연기했다고 밝혔다.
AP 통신은 올해 73세인 윤여정이 한국에서 50년간 커리어를 쌓았지만 오스카 후보에 오른 것은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 등을 수상했지만, 한국 배우들의 수상은 불발에 그친 사실도 전했다. 아울러 윤여정과 함께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힐빌리의 노래'의 글렌 클로스가 여덟 차례나 오스카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AFP 통신은 윤여정이 수상 후 "내가 어떻게 글렌 클로스를 이길 수 있었을까요"라며 클로스에 대해 경의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영국 스카이 뉴스는 윤여정이 지난 11일 열린 '2021 영국 아카데미상'의 여우조연상에 이어 오스카까지 거머쥐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영국 아카데미상 수상 당시 윤여정이 '고상한 체하는(snobbish) 영국인'이란 표현으로 시상식에서 웃음을 자아냈고, 이날은 자신의 이름을 이용해 농담을 했다고 전했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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