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대 장병들에게 '부실한 식사'가 제공되고 있다는 항의 제보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병사들의 생일 축하 특별식을 위한 예산이 편성돼 있음에도 '1,000원짜리' 빵이 제공됐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육군 측이 사실과 다르다는 해명을 내놨다.
26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육군 측은 “25일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게재된 ‘생일자 특식’ 게시글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해당 부대는 희망업체가 없어서 생일자 특식 계약이 되지 않았다"며 "이에 1월부터 케이크가 지급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최근 지자체 추천 우수업체가 계약을 희망해 추진 중으로 생일 케익 미지급자에게는 순차적으로 다시 지급하겠다"고도 했다.
아울러 논란의 중심에 선 '빵 케익' 사진에 대해선 "제때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부대 자체 운영비로 구매한 뒤 생일자를 격려한 것"이라면서 "'생일자 특식'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여기에 덧붙여 "이번 게시글은 소통과정에서 일부 장병의 오해가 발생한 것"이라면서 "장병들과 적극 소통하겠다"고 강조했다.
25일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지에는 대구의 한 부대에서 생일을 맞은 병사들에게 평소 제공하던 케이크 대신 작은 빵을 줬다는 글과 사진이 올라왔다. 공개된 사진에는 촛불 한 개가 꽂힌 카스테라 빵을 앞에 두고 기념 촬영한 병사의 모습이 담겨있다.
작성자는 "매월 생일을 맞이한 병사들을 대상으로 케이크를 지급했는데 지난 3월에는 케이크 대신 PX에서 파는 듯한 1,000원짜리 빵을 지급하면서 간부님이 하시는 말이 '케이크 줘봤자 어차피 남기니까 안 준거다'라고 하셨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작성자는 "사실 여태 남긴 적도 없었지만 말입니다"라며 "그 말을 듣고 억울해진 저희는 대대장 마음의 편지로 건의를 해 본 결과 한달이 지난 지금도 어떠한 대답도 받지 못했다. 물론 4월부터 다시 생일자 대상 케이크가 지급됐지만 지난 3월 생일자는 이대로 묻히고 넘어가는 분위기"라고 했다.
작성자는 또한 "저희가 억울한 건 고작 케이크 하나 못 먹어서가 아니다"라면서 "국민의 세금, 즉 용사들에게 명당 사용돼야 하는 약 1만5,000원의 예산이 마땅히 사용되지 않고 불투명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이에 대한 소원수리는 묵인한 채 그냥 내부적으로 묻고 넘어가려는 상황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작성자는 "부디 공론화를 통해 이와 같은 일이 또 발생하지 않으며 병사들의 대우가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글이 올라온 뒤 "전형적인 군납비리 아니냐", "다른 날도 아니고 생일인데 너무하다", "정해져있는 예산이 대체 어디로 가는거냐" 등 부대의 부당한 대처를 지적하는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한편 휴가를 다녀온 뒤 '부실한 식사 제공'을 호소하는 격리 병사의 글 뿐 아니라 메뉴에 적혀있는 음식이 제공되지 않는 등 부식 수령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면 전반적인 군부대 식사 문제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21일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지에 따르면 전날 한 육군 부대 식사로 보이는 음식 사진과 글이 올라왔다.
OO사단 모 부대 용사라고 자신을 소개한 글쓴이는 "저희 부대는 총원 143명에 열외자를 빼고 식사 인원이 대략 120~140명 정도 된다"면서 "그런데 부식 수령조차 제대로 받지 못 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글쓴이는 그러면서 "새우볶음밥이 메뉴였는데 수령 받은 양이 0개여서 아예 보이지 않은 날도 있었다"면서 "최근에는 식사 인원이 120명이 넘는데 햄버거 빵을 60개만 줘서 취사병들이 하나하나 다 뜯어서 반으로 갈라 120개를 만들었다"고도 했다.
아울러 글쓴이는 "빵 수량이 모자라서 계란물에 담궈서 프렌치토스트를 만들어주지를 않나, 돈가스가 80개 들어와서 난도질해서 조금씩 나눠 주지를 않나, 불고기가 메뉴인데 고기가 없어서 당면만 나오질 않나"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여기에 덧붙여 글쓴이는 "한번은 탄약고 경계근무 끝나고 왔더니 반찬 다 떨어졌다고 런천미트 한 조각을 받았다"면서 "21세기 사회가 맞는지 의심이 갈 정도"라며 "다른 부대는 식사가 정상적인지 궁금하다"고 했다.
앞서 지난 18일에는 해당 페이스북 페이지에 격리 조치된 병사가 먹고 있는 식사라면서 식판 사진과 글이 올라와 논란이 일었다.
작성자가 올린 사진을 보면 반찬의 양과 질이 부실해 보이는 쌀밥, 김치, 오이무침, 닭볶음 등이 플라스틱 도시락 용기에 담겨 있다.
OO사단 소속 예하 여단이라고 자신의 소속을 밝힌 작성자는 "다른 곳은 식사가 어떤 식으로 나오는지 궁금하다"며 "휴대폰 반납하고 TV도 없고 밥은 이런 식인데 깜빵이랑 뭐가 다른가. 휴가 다녀온 게 죄냐"고 했다.
그러면서 작성자는 "이걸 계속 해야 하는 후임병들 생각하면 정말 안쓰럽다"고도 적었다.
이같은 군부대의 '부실 식사'를 지적하는 사진 인증과 글에는 '무슨 감옥 생활 체험이냐', '세금은 도대체 다 어디로 간건가', '누가 봐도 부실한 게 맞다', '국방비가 다 어디로 가나?', '애들 밥 갖고 장난치지 말자'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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