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눈으로 보도하는 언론들이 양 눈으로 보도하는 뉴스공장을 타박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야권으로부터 정치적 편향성 지적을 받는 방송인 김어준씨를 옹호했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발언을 두고 '장애인 비하' 논란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추 전 장관이 "시각장애인을 지칭한 게 아니며 장애인 비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라고 해명에 나섰지만 장애인단체가 추 전 장관의 발언은 '비하'가 맞다며 사과를 촉구하고 나서면서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은 26일 성명을 내고 "추미애 전 장관의 '외눈' 발언은 장애안 비하 발언이 맞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연맹은 "이상민 의원은 장애 당사자이고, 장혜영 의원은 장애인 가족으로 장애 문제에 관심을 갖고 남다른 사회 활동을 해왔다"면서 "두 의원의 지적은 장애인의 정서를 알기에 가능했고, 장애인의 마음을 정확하게 전하고 있다"고 상황을 짚었다.
연맹은 또한 "추 전 장관은 비하할 의도가 없었다고 하지만 두 의원이 지적한 바와 같이 듣는 이는 불쾌할 수 있고, 사회적으로 잘못된 인식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도 했다.
아울러 연맹은 "우리 사회는 아직은 의도하지 않은 비하 발언을 어느 정도 포용하고 있다. 이는 잘못을 인정하고 재발을 위한 노력을 할 때 만이다"라면서 "하지만 의도가 없었기에 잘못된 행동이 아니라는 행동과 말에는 진정 분노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추 전 장관은 장애인과 가족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하길 바란다. 장애인들은 기다리고 있다"고 거듭 추 전 장관을 향한 강한 어조의 비판을 이어갔다.
이번 추 전 장관을 둘러싼 장애인 비하 논란의 시작은 지난 23일 추 전 장관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외눈으로 보도하는 언론과 달리 양 눈으로 보도하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타박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하면서다.
이같은 추 전 장관의 주장을 두고 중증발달장애 동생을 둔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장애인 비하 발언"이라며 추 전 장관의 사과를 요구했다. 뿐만 아니라 소아마비를 앓아 보행에 장애를 갖고 있는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추 전 장관의 발언을 지적했다.
자신의 발언을 두고 논란이 커지자 추 전 장관은 26일 다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일부 정치인들은 '외눈'이라는 단어만 쏙 뽑아내 '장애인 비하'"라고 하면서 저에게 사과를 요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추 전 장관은 "국어사전을 보면 접두사 '외-'는 '혼자인' 의 뜻도 있지만 '한쪽으로 치우친'이란 뜻도 있다"면서 "장 의원과 이 의원은 문맥을 오독하여 제 뜻을 왜곡해 매우 유감스럽다"고 반박했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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