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4차 대유행의 전조를 보이고 있다는 관측이 잇따르는 가운데 감염 경로가 불명확한 이른바 ‘깜깜이 환자’가 10명 중 3명까지 치솟는 등 방역 지표가 악화되고 있다. 가족이나 지인 등 개별 접촉에 의한 감염 비율이 44.7%로 집계돼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일상생활에서 감염이 확산하자 정부는 이번 주를 ‘특별방역관리주간’으로 선포했다.
27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최근 2주간 방역 당국에 신고된 신규 확진자 9,215명 가운데 29.5%인 2,720명의 감염 경로가 오리무중이다. 이는 지난해 4월 관련 집계가 시작된 이래 전날(29.6%)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지난해 12월 3차 대유행이 한창일 때도 감염 경로 조사 중 비율은 30%를 넘지 않았다. 현재 감염 경로를 파악하지 못하는 ‘깜깜이 전파’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다는 지표로 볼 수 있는 만큼 코로나19 확산세 차단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집단 발병 대신 개인 간 접촉에 따른 감염도 늘어나고 있다. 최근 1주일 새 검사 양성률은 1.88%로 6주 연속 증가하고 있다. 집단 발생 비율은 한 달 전보다 15%포인트 감소한 반면 가족·지인 등 확진자 개별 접촉으로 인한 감염은 44.7%로 증가했다.
정부는 확산세를 꺾고자 지난 26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를 특별방역관리주간으로 선포했다. 이에 따라 당장 26일부터 공공 부문의 회식과 모임이 금지되며 방역 수칙 위반 여부를 점검하기 위해 불시 단속도 벌인다. 전해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2차장(행정안전부 장관)은 “개인 간 모임을 자제하고 기본 방역 수칙을 철저하게 지키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서울시는 특별방역주간 동안 시민 이용이 몰리는 시설과 방역 사각지대를 중심으로 현장 점검을 강화한다. 백화점·청계천·한강공원 등 실내·외 다중 이용 시설 전반을 점검하고 노래방·유흥업소의 변칙 영업 근절을 위한 집중 단속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와 별도로 식약처가 조건부 허가를 승인한 자가검사 키트 시범 도입에도 속도를 낸다. 다음 달 중으로 서울복합물류센터 18개 업체 6,000여 명을 대상으로 자가검사 키트 시범 사업 실시를 협의하고 있다. 또 서울시와 자치구, 투자·출연기관 등 공공 부문의 방역 지침도 강화해 공직 사회가 솔선수범에 나서기로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정부의 특별 방역 주간에 맞춰 서울시도 강력한 현장 점검과 함께 변칙 영업 근절을 위한 경찰 합동 단속을 추진하고 유관 기관과 협조해 콜센터 등 고위험 시설에 대한 자가검사 키트 시범 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성태 기자 kim@sedaily.com, 이지성 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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