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7일 자신이 주재한 마지막 원내대책회의에서 참담함을 많이 느꼈다는 소회를 밝혔다.
주 권한대행은 이날 국회 본관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중과부적(衆寡不敵)이라고 우리가 적은 숫자로 최선을 다한다고 했지만 역부족으로 막아내지 못해 무력감이나 참담함도 많이 느낀 그런 한 해였다”고 되돌아봤다. 지난해 5월8일 취임한 주 권한대행은 차기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원내지도부 교체를 위해 조기 사퇴를 결정했다. 그는 오는 30일 차기 원내대표가 선출되면 물러날 예정이다.
주 권한대행은 “더불어민주당이 180석을 앞세워 국회법이나 기존 국회 운영을 무시하고 상임위원장 선출까지 일방적으로 진행했다”며 “고위공직자수사처법 개정이나 ‘임대차 3법’ 통과 등 정책 일관성이나 현실과 맞지 않는 ‘내로남불’ 법을 양산했다”고 비판했다.
이는 국회 원구성 때부터 ‘거여(巨與)’ 의 독주를 제어할 수 없었던 상황을 토로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 권한대행은 원구성 당시 민주당이 야당 몫으로 여겨져 온 법제사법위원장을 민주당이 임명하겠다고 하자 의석수 배분에 해당하는 상임위원장 7자리도 포기하기로 했다. 또 주 권한대행은 이후 민주당이 ‘기업규제 3법’ 등 중점 법안을 통과시키는 과정에서 별다른 힘을 쓰지 못했다. 이에 당 내외에서는 주 권한대행을 향해 무력하게 당하고만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 과정에서 주 권한대행은 두 차례 사의를 밝히기도 했으나 의원총회에서 재신임을 받았다.
주 권한대행은 지난 1년간 당이 단합해서 어려운 상황을 잘 풀어갔다는 평가도 내놓았다. 그는 “당 밖에서 이런저런 말들이 있지만 그동안 비판받던 계파도 없이 힘을 합쳐서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자평했다.
주 권한대행은 의원들을 향해 앞으로도 합심해줄 것으로 주문했다. 그는 “민주당이 (4·7 재보궐선거의) 민심을 받아들여 제대로 운영하면 국회가 정상화되겠지만 지금의 태도를 보면 뭐가 잘못됐는지조차 모르는 것 같아서 암울한 상황”이라면서도 “어려울 때 일수록 합심하고 단합하면 이겨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 권한대행은 국무총리·장관 후보자에 대한 철저한 검증도 당부했다. 그는 “이 정권 들어 워낙 청문 대상자들 중 문제가 많아서 지금 드러난 논문 표절이나 이런게 사소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이전 기준에 의하면 모두 탈락자”라며 “철저히 청문회를 준비하고 점검해서 정권 말기 1년이지만 부적격자가 대한민국 최고 공직에 나가는 일 없도록 최선을 다해주시라”고 강조했다. 국회는 오는 5월 3일~4일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4일 노형욱 국토부·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박준영 해양수산부·안경덕 고용노동부 등 5개 부처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를 진행한다.
/조권형 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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