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밀레니얼+Z세대·1980~2000년대 출생)’가 이끄는 대기업 사무직 노조 바람이 국내 1위 기업인 삼성전자에도 불고 있다. 20~30대인 MZ세대는 기존 생산직 중심 노조와 다른 공정한 경쟁과 이에 따른 차별화된 성과급 지급 등 합리적인 보상을 요구하면서 경영계에 거센 바람을 일으킬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기업들도 기존 노조와 다른 이들의 움직임과 조직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27일 노동계에 따르면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조합원이 이달 중순 4,000명을 돌파했다. 지난 2019년 11월 조합원 400명으로 출발한 지 불과 17개월 만에 규모가 10배나 늘었다. 이달 들어서만 700명이 조합에 가입했다. 조합 관계자는 “1만 명까지 늘리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현재 조합원은 삼성전자 전체 직원 10만 8,000여 명 중 3.7% 수준이다. 조합의 목표대로라면 기업 평균 노조 가입률(10~15%) 수준에 육박하게 된다.
삼성전자 노조 조합원이 가파르게 늘어나는 데는 MZ세대가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조합원 구성을 보면 30대가 58%로 가장 많다. 생산직과 사무직이 섞여 있지만 최근 MZ세대 중심의 사무직 노조 가입자가 급증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조합 관계자는 “정당한 보상을 요구하는 젊은 직원 중심으로 사무직 노조원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MZ세대 중심의 사무직 노조 설립이 잇따르고 있다. 3월 LG전자를 시작으로 4월 금호타이어가 노조를 만들었고 이달 26일에는 현대자동차 사무·연구직 노조가 노조설립신고서를 지방노동청에 제출했다. 현대중공업과 넥센타이어도 올해 중 사무직 노조를 설립할 예정이다. 김희성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존 생산직 노조의 문제점을 합리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향이라고 본다”며 “건강하고 새로운 형태의 경쟁적인 노조가 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양종곤·방진혁 기자 ggm1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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