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피해 영국으로의 이주를 준비하는 홍콩인이 늘어난 가운데, 이들의 영국 이주로 21조 원어치의 부동산 매물이 쏟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27일(현지 시간) 블룸버그인텔리전스의 패트릭 웡 애널리스트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영국으로 이주하는 홍콩 가구는 1만 3,100가구에서 1만 6,300만 가구에 이른다. 이들이 소유한 부동산은 홍콩 부동산의 최대 1.1%에 달하는데, 그 가치만 최대 1,500억 홍콩달러(약 21조 원)로 추정된다.
중국이 홍콩보안법 제정을 강행하자 영국 정부는 홍콩인 수용에 적극 나섰다. 지난 1월 말부터 BNO 여권을 가진 홍콩인에 한해 비자 발급 신청을 받아 영국에 5년간 거주한 뒤 시민권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BNO 여권은 1997년 영국이 홍콩을 중국에 반환하기 전에 홍콩 주민이 소지했던 ‘영국부속영토시민(BDTC)’ 여권을 대체한 것이다. 홍콩 인구 750만 명의 72%인 540만 명이 BNO를 소지했거나 소지한 사람의 가족이다. 지난 8일에는 홍콩인이 영국에서 일자리를 찾고 살 집을 마련하는 과정을 돕기 위해 4,300만 파운드(약 662억 8,000만 원)를 투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매물이 대거 쏟아질 수 있다는 우려에도 홍콩 부동산 시장은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올 4월 홍콩의 중고 주택 판매가는 2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본토에서 홍콩 부동산 시장의 공급을 흡수한 결과라고 분석한다. 실제 홍콩 부동산회사 미드랜드홀딩스에 따르면 올 1분기 홍콩 부동산 거래의 11%를 중국 본토 출신이 주도했는데 이는 지난해 2분기(8.7%)보다 크게 증가한 수준이다.
/곽윤아 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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