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선으로 대출 제도를 손보고, 세제 더 나아가 공급정책과 관련해 임대사업제도를 보완할 것입니다”
4·7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의 원내 사령탑에 오른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민심 이반 진화 카드로 부동산 정책에 ‘올인’하고 있다. 원내대표 첫 일성도 부동산이었고, 첫 당내 특별위원회 설치도 부동산이었다.
27일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도 윤 위원장은 부동산문제를 최대 현안으로 꼽았다. 윤 위원장은 “부동산 정책 효과를 극대화하려다 보니 시장에서 불편을 느끼는 국민들이 발생했다”며 “특히 1주택자, 청년세대, 연금생활을 하는 소득없는 고령층 등에게 과도하게 불편을 끼쳤다”고 현 실태를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런 까닭으로 정책에 대한 평가가 부정적으로 나온 것 같다”며 “불편을 느끼는 부분을 덜기 위한 방법이 무엇인지 논의하고 보완하겠다”고 강조했다. 실제 민주당은 제도 보완을 위해 주택공급과 금융, 세제 등 관련 현안에 대해 종합적인 검토에 착수했다. 윤 위원장은 부동산 보완책 가운데 “대출제도를 손보는 일이 가장 빨리 진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주택자와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를 대상으로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대출 규제를 완화책이 가장 먼저 마련될 수 있다는 점을 예고한 셈이다. 이후 당정 협의를 거쳐야 하는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등 세제 정책 보완을 추진한 뒤 임대사업자 제도정비 등 공급 정책은 시간이 걸리는 사안이라고 인정했다. 일각에서 제기한 ‘선(先)재산세·후(後)종부세’식의 순차적 해결에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떼놓고 봐서는 안될 것”이라며 “종부세는 신중해야지만 세제정책은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윤 위원장은 “부동산 투기를 근절하고 서민 주거를 안정시켜야 한다는 정책 기본목적에 대해 국민들이 바꾸라는 말씀은 한 것 같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현 정부 부동산 정책 기조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 확인한 셈이다.
<이하 일문일답>
“종부세 후순위 아니다…세제 종합적으로 논의"
■부동산 문제 해결 위해 어떤 방향이 제일 유효하다고 보나.
△다 해야죠. 다 해야 하는데, 지금 하나하나 일일이 어떤 정책을 결정하는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하나하나 말씀드릴 단계는 아니다. 다만 부동산정책 펼치면서 정책이 효과를 극대화하려고 하다보니까 시장에서 불편을 느끼시는 국민들이 발생했다. 그 불편을 느끼는 국민 중에도 특히 1주택자라든가, 청년세대라든가. 또는 연금생활, 소득이 없는 노령자 분들. 이런 분들에게 좀 과도하게 불편을 끼친 면이 있다. 그런면에서 정책에 대한 평가가 부정적으로 나온 것 같다. 다만 부동산 투기 근절해야 하고 서민 주거안정 해야 한다는 정책 기본적인 목적에 대해서 국민들이 바꾸라는 말씀을 한 것 같지는 않다.
■완화 정책은 세제인가 공급대책인가 대출완화인가.
△가장 빨리 결론낼 수 있는 것이 아무래도 대출 관련한 제도다. 그 다음에 정부와의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 세제. 더 나가면 공급정책으로 임대사업자 제도 등은 조금 더 시간이 걸리는 사안으로 보고 있다.
■종부세 관련해서 후순위로 논의할 과제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홍익표 정책위의장이)종부세 관련해서 당내 의견이 분출하는 것처럼 돼서 시장에 다른 사인이 가는 것을 우려하고 계신 것 같다. 이명박 정부 때 종부세 완화했다가 그게 부동산가격 폭등으로 이어졌다. 이런 부분들 포함해 신중하게 접근한다는 것이지만, 세제 관련해서는 무슨 재산세나 양도세를 먼저 논의하고 종부세 나중에 논의한다는 것은 아니다. 세제는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 떼놓고 봐서는 안 될 것 같다.
개혁법안 ‘국민공감’필요…법사위 체계자구심사권은 의장 권한 전환 검토
■민생과 개혁 가운데 우선순위를 둘 계획인가.
△민생도 개혁도 중요한 것은 국민과 소통·공감이다. 민생법안들은 공감도가 있고, 개혁법안도 거부하시는 건 아니지만 국민들이 개혁법안에 대해서 왜 그 방향으로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공감이 일어나려면 다소의 시간이 필요한 법안들이다. 이런 특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검찰개혁, 언론개혁은 왜 필요하고 왜 지금해야 하는가를 국민들게 말씀드리고 동의 구하는 절차가 필요하니, 민생이 앞서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국민들이 보궐선거에서 요구한 것도 민생에서 좀더 신경써달라. 살펴달라는 주문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해서 (개혁을)마냥 속도조절하고 개혁법안들은 뒤로 확 미뤄버리겠다는 것은 아니다. 노력해갈 것이다.
■최우선 처리법안은.
△4월 국회에서도 부동산투기 막는 이해충돌방지법부터 처리할 것이며, 그 다음에 소상공인 손실보상 피해지원에 관한 법안 등이 빨리 갈 수 있을 것이다. 부동산 관련 법안과 코로나19 대응 관련법이 우선적으로 이뤄진다고 보면 된다.
■코로나19 대응 관련법을 신속 처리한다면 결국 손실보상 소급적용이 이슈가 될 수 있다.
△당의 개별 의원들과 (법안 낸 의원들과) 정부 측 이견이 있어서 조율하고 있다. 제가 입장을 결정해서 말씀드리는 게 지금은 적절하지 않은 시점인 것 같고, 조율이 우선인 것 같다. 지난 원내대표 경선할 때 토론이나 정견발표에서 말했던 것처럼 손실에 대해서 충분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는 똑같다.
■법사위원장을 비롯해 상임위 재분배 논의가 시작될 수 있나
△제 임기 중에 모든 게 이뤄지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여야 협상을 통해서 원내에서 못할 게 없다고 하더라도 상임위원장이 이미 선출돼 있는 상황이라 개별 의원 입법권과 의정활동 권리를 무작정 침해할 수 없어서 협상에 한계가 있다. 다만, 후반기 원구성 협상에 임계선 같은 위험한 뇌관 이런 것을 국회법 개정을 통해서 제거해드리는 것이 후반기 국회 운영위에 도움되지 않을까싶다.
■법사위의 체계자구심사 관련 폐지 등 국회법을 개정하겠다는 뜻인가
△법사위 체계자구심사권을 의장 권한으로 돌린다든가 하는 방식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재용 사면 경제영역만 볼 수 없어”
■경제계에서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 사면을 요청하고 있다. 경제계 목소리 들어줄건가.
△이재용 부회장 사면 문제는 사법부의 문제이고, 대통령의 고유권한으로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정치권에서 이런 저런 의견이 분출하고 있는데, 이 부회장 뿐 아니라 다른 차원에서 전직대통령 사면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데, 기본적으로 대통령 사면권은 최소화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재용 부회장의 경우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도 연결돼 있다. 사면문제가 경제 영역으로만 판단할 사안은 아니다.
△다만, 코로나 위기로 1년이 넘어가고 있다. 앞으로 올해 후반기가 되면 집단 면역을 이뤄낼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되면 그동안의 어려움을 겪은 경제주체들의 활기를 되살려줄 필요도 있어 나름대로의 두 가지 정도의 해법을 대통령께서 좀 정부가 적절한 시점을 잡아서 내놔야 하지 않나 싶다.
하나는, 포용적 양적완화 정책이다. 양적완화 정책은 쓰고 있지만, 일반적 양적완화 쓰고 있으니까 공급된 유동성이 오히려 신용이 좋은 기업에 흘러가고 또는 부동산 투기로 흘러가고 있다. 앞으로 신용이 안 좋은 분들 정말 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통화가 공급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또 다른 하나는 일종의 ‘경제 대 화해’다. 경제활동을 통해서 부도를 냈다든가 신용불량에 빠졌다든가. 이번 코로나 위기 기간 중에 그런 경력이 있어서 정상적 기업활동, 경제활동 재개할 수 없는 이런 분들을 신용을 회복시켜드려야 한다. 이 분들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대한민국 경제의 활력을 집어넣고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가는데 모두가 하나가 되는 주체가 되도록 길을 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포용적 양적완화는 정책성 대출지원인가. 현금성 지원을 말하는 것인가.
△여러 가지 의미를 다 포괄할 수 있겠지만, 양적완화는 통화금융 정책의 하나로 쓸수 있는 것이다. 재정을 동원한 것은 아니다. 이를테면 작년에 미국 정부가 재정을 1조달러 정도 지출하지 않았나. 추가로 1조달러 정도 지출할 때 연준은 5,000억달러 정도의 통화지원을 하고 있다. 우리 같은 경우 작년에 재정을 순증한 부분을 놓고 보면 44조원 정도 순증했다. 똑같이 나눠 볼 수 없지만 20조원 정도는 역할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 이러는데, 한국은행은 8조원를 출자하기로 했는데 회사채나 CP 인수(저신용 등급)를 통해서…그런데, 약속한 것의 5분의1밖에 집행 안했다. 정부가 44조원 지출 늘릴 때 한국은행은 1조6,000억원정도밖에 안 했다. 한국은행 역할이 넘 적었던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다.
■당내 일각에서 전국민 재난지원금 제안이 있었다. 포용적 양적완화와 결부되나
△재난지원금은 재정정책이다. 물론 통화 증가에 따라 큰 틀에서 보면 양적완화 정책에 포함이 되지만 재정을 통해 실현하는 게 있고, 통화 정책이 있다.
■전국민 재난지원금은 검토하나
△소상공인 간담회를 해보면 4차 재난지원금을 소상공인에 직접줬는데, 왜 이것밖에 안 해줬냐. 한목소리로 이야기하는 게 2차 재난지원금 때가 좋았다는 말씀이었다. 즉, 시장으로 소비자들이 나오니까, 자기가 하기 나름에 따라서 그만큼 더 수익을 늘릴 수 있었는데 직접지원을 받으니까 오히려 불만이 컸다.
다시말해 보편적 지원정책이라고 하는 것을 복지정책이라고 하는데, 복지정책이 아니라 경제정책이라고 생각한다. 수요를 늘려주는 정책인 셈이다. 정부가 재난지원금에 대한 배분을 직접 결정하는 게 차등지원하는 것이고 소비자가 시장에서 결정하는 게 보편지원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다른 관점에서 보면 어떤 게 더 시장 친화적이냐. 거기에 답이 있을 거라고 본다.
■중대재해처벌법에 보완 입법 요구도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덜어주는 것이 꼭 시장을 도와주는 것은 아니다. ESG이 역시 유엔이 관리하고 기후변화 관련해서 무역에 있어서도 탄소중립이나 저탄소 이런 것들을 우선시한다든가. 새로운 경제질서로 가고 있기 때문에, 기업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 앞으로 사회적인 의무를 부과하는 경우는 점점 더 많아질 것이다. (사회적 책임을 덜어주는 게)당장 단기적 효과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기업 체질을 약화시키기 때문에 적절하지 않다.
임대차3법 도입으로 전월세 안정…수정계획 없다
■지난해 도입된 임대차 보호법 보완도 검토되나
△임대차보호법이 시장에 충격을 준 것은 사실이고 그렇다보니까 임대인이나 임차인이나 집주인이나 세입자나 모두 불만이 있었다. 다만, 현재 집값보다 전월세 값이 더 안정돼 있다. (제도 도입후)6개월에서 10개월 정도 지나고 나야 효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는데, 통계를 봐도 계약 갱신률이 57.2%였는데 작년말 73.3% 이상으로 올라갔다. 16.1% 정도가 계약갱신률이 늘어난 것으로 나오고 있다. 올해 2월로는 73.5%다. 그래서 전반적으로는 계약갱신하는 세입자들, 전월세입자의 70% 이상이 안정이 된 것으로 본다. 결국 법 개정의 효과는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임대차 3법에 대한 수정계획은 없다고 이해해도 되나
△창의적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서 수정보완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 법을 다시 과거로 되돌릴 수는 없다.
암호화폐, 투자자 보호 조치 당연…과세하고 적법한 행위로 대우해야
■암호화폐 개념과 제도화 문제는 어떻게 보나.
△(민주당은)가상화폐라는 개념을 안 쓰고 가상 자산이라고 하기로 했다. 가상자산이 투자 대상이 되고 거래 대상이 되는 것은 현실이고 부인할 수 없는 것이잖나. 가상자산에 대해서 그 자체를 무시할 수는 없다. 새로운 경제활동 영역으로 들어오고 있다. 기존에도 가상자산 거래에 대해서 불법시하거나 틀어막았던 것은 아니다. 앞으로 7월까지 거래소 등록제 만들어서 시행하고, 그렇게 해서 거래를 투명하게 볼 수 있고 소득에 대해서 파악할 수 있게 되면 소득이 있으니까 과세되지 않겠나. 그런 면에서 보면 정부당국자 중에 보호대상이 아니라고 한 것은 정확한 표현은 아니다. 금융거래로서의 보호할 대상인가 아닌가에 대한 표현인 것 같다. 국민 경제활동 중 하나고 엄연히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불법행위나 또는 사기라든가 범죄수단으로 활용되거나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하는 보호조치는 당연히 필요하다고 본다.
■과세 유예 주장도 나오는데.
△오히려 과세를 하고 그것에 맞는 적법한 행위로서 대우하는 것이 더 맞지 않을까.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서비스 발전법 촉구하는 SNS를 이례적으로 남겼다.
△서비스발전법 처리하는 데 문제가 있는 것은 없다. 민주당이 과거에 반대했던 것은 서비스산업 전체에 문제가 있다는 게 아니라 의료산업이나 병원 등에서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어서였다. 이미 19대 국회에서 여야 간에 합의했던 적이 있다. 청와대가 합의안을 받아들이지 않아서 처리를 못했었던 것이다. 그 뒤에도 본격적으로 논의하려고 하면 서비스산업발전법뿐만 아니고 사회경제기본법도 같이 처리했으면 좋겠는데, 야당에서 자꾸 사회적경제기본법에 반대하면서 이렇게 밀려왔다. 이번, 제가 원내대표로서 야당과 협상을 시작하면, 다시 한번 합의를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송종호 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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