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행정소송 재판부가 삼성바이오의 고의 분식회계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전문심리위원을 지정했다. 분식회계 여부를 놓고 삼성바이오와 금융 당국의 입장이 크게 다른 만큼 외부 전문가의 판단을 받아보자는 취지다. 이번 행정소송의 결과는 현재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불법 승계 의혹 재판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외부 전문가인 전문심리위원의 의견이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가 관심이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유환우 부장판사)는 지난 3월 중순 정재욱 대전대 회계학과 교수를 전문심리위원으로 결정했다. 행정3부는 삼성바이오가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를 상대로 “제재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행정소송 재판을 맡고 있다. 전문심리위원은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이 필요한 사건을 심리할 경우 교수 등 각 분야의 전문가를 불러 의견을 듣는 제도다. 서면이나 직접 재판에 출석해 쟁점 사항에 대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 다만 제시된 의견은 재판의 증거로 활용될 수 없고 참고자료 역할만 한다.
재판부는 1월 변론에서 이번 재판의 중요성을 감안해 외부 전문가의 의견을 구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법원이 전문심리위원 3명을 제안했고 삼성바이오와 증선위가 문제 삼지 않은 정 교수가 전문심리위원으로 선정됐다. 정 교수는 한국회계학회·대한회계학회 상임이사를 지낸 회계 전문가다. 최근 삼성바이오와 증선위는 각각 30쪽 분량의 질의서를 정 교수에게 전달했다. 정 교수는 관련 답변을 의견서 형태로 다음 달 19일까지 재판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는 정 교수가 재판에 출석해 진술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심리위원은 재판장이 허가하면 법정에서 직접 의견을 낼 수 있고 소송 관계인들과의 질의응답도 가능하다. 재판부는 정 교수의 의견서를 받아본 뒤 법정 출석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진석 기자 ljs@sedaily.com, 한민구 기자 1mi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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