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활동 증가와 개인 위생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며 일회용품 사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택배 및 배달이 일상화되면서 플라스틱의 쓰레기 배출량 또한 눈에 띄게 증가했다. 플라스틱은 분해되기까지 수백 년이 걸리는 데다 분해 과정에서 잘게 쪼개져 토양과 바다에 쌓이기 때문에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힌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선별시설에서 처리한 플라스틱 폐기물은 923톤으로 재작년(776톤) 대비 18.9% 증가했다.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문제에 대한 경각심이 고조되면서 환경 보호를 위해 ‘플라스틱 퇴출’에 앞장서는 기업도 늘어났다. 플라스틱 대신 친환경 용기 사용 등 대체재를 활용하거나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시도하며 탄소 배출량 절감을 위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회용품 사용이 적지 않은 호텔·여행업계에서 친환경 용품을 전면에 배치한 아난티의 ESG 경영 행보는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최근 아난티는 플라스틱을 배제한 생분해성 소재로 만든 ‘캐비네 드 쁘아쏭’(Cabinet de Poissons) 생수를 제작해 선보였다.
아난티는 국내 업계 최초로 플라스틱이 아닌 친환경 용기로 만든 생수를 전 객실에 비치했다. 이는 자연과 사람이 아름답고 건강하게 공존하기 위해 노력하는 아난티의 도전 정신이 담긴 ‘캐비네 드 쁘아쏭’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캐비네 드 쁘아쏭’ 생수는 옥수수,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원료를 사용한 PLA(Poly Lactic Acid)로 만들어졌다. 생수의 용기, 라벨에 적용한 PLA는 매립 시 180일 이내에 물, 이산화탄소, 양질의 퇴비로 완전히 분해되는 생분해성 소재다. 최근 플라스틱의 대안으로 주목받는 친환경 소재이며, 일반 쓰레기로 배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아난티는 친환경 용기의 생수 외에도 환경 오염과 공해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2019년 선보인 고체형 어메니티는 ‘캐비네 드 쁘아쏭’ 프로젝트의 출발점으로 볼 수 있다. 아난티는 매년 60만 개 이상 사용되는 어메니티용 플라스틱 용기를 줄이고자, 3년간의 개발 기간을 거쳐 고체형 어메니티를 탄생시켰다. 캐비네 드 쁘아쏭 어메니티는 펄프로 만든 생분해성 케이스에 담긴 고체 타입의 샴푸, 컨디셔너, 페이스·보디워시와 종이 포장된 페이스·보디로션으로 구성됐다. 이 외에도 최근 복합문화공간 이터널저니의 플라스틱 빨대를 사탕수수로 만든 빨대로 교체했으며 생분해 봉투와 종이 쇼핑백, PLA 소재로 만든 컵을 사용하고 있다.
자원 선순환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롯데 그룹은 플라스틱 선순환 체계 구축, 친환경 패키징 확대, 식품 폐기물 감축을 3대 중점 실천 과제로 선정하고 ESG 경영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롯데월드도 최근 업사이클링 상품 제작 및 판매와 친환경 소모품 도입 등을 통해 프로젝트에 동참했다.
롯데월드는 자원 순환 사회적 기업인 ‘터치포굿’과 함께 테마파크에서 수거한 폐PET를 업사이클링 필통으로 제작해 파크 내 상품점에서 판매하고 있다. 롯데월드는 업사이클링 필통 제작을 위해 파크 내부 등에 폐PET 수거함을 설치하고 지난해 11월부터 5개월에 걸쳐 3만여 개의 폐PET를 수거했다. 업사이클링 필통은 기존 제작 과정보다 탄소배출량 49%, 에너지 사용량 61%를 절감할 수 있다. 업사이클링 필통은 이달부터 롯데월드 어드벤처와 서울스카이 상품점 등 5곳에서 판매하며 수익금은 환경보호기금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롯데월드는 어드벤처 식음 매장에 플라스틱 빨대를 대신하는 친환경 생분해성 빨대를 순차적으로 도입한다. 현재 18개 식음 매장에 친환경 빨대를 도입했으며 내년까지 파크 내 전 식음점에 친환경 빨대로 교체해 연간 소비량이 약 84만 개에 달하는 분리수거 및 재활용이 불가한 플라스틱 빨대를 완전히 퇴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마트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고 새로운 방식의 소비문화를 만든다는 취지로 유통업계 최초로 세제 리필 매장을 도입했다. 지난해 9월부터 세탁세제·섬유유연제 리필 자판기 ‘에코 리필 스테이션’을 운영 중이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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