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 시간) “북핵은 미국과 세계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며 “동맹과 함께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인도태평양에서 강한 군사력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동맹을 통한 대중·대북 압박 기조를 재확인함에 따라 다음 달 미국에서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에서 우리 정부에 쿼드(Quad, 미국·일본·인도·호주의 안보협의체) 참여 등을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100일을 하루 앞둔 이날 열린 취임 이후 첫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북한과 이란을 거론한 뒤 “동맹국과 긴밀히 협력해가며 외교와 엄중한 억지(stern deterrence)를 통해 양국의 위협에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화의 문을 열어두면서도 도발 시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강경 기조도 여과 없이 드러냈다. 그는 “(인도태평양에서의 군사 주둔은) 분쟁의 시작이 아니라 분쟁 방지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 패권과 관련해서도 "풍력발전기 터빈 날개를 베이징이 아닌 피츠버그에서 만들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우리는 배터리와 바이오, 컴퓨터 칩, 청정에너지 같은 미래 제품과 기술을 개발하고 지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1조 8,000억 달러(약 2,005조 원) 규모의 2차 인프라 투자안도 추가로 공개했다. 대규모 정부 지출로 경기를 부양하고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위해 의회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했다. 지난달 의회는 1조 9,000억 달러 규모의 코로나19 지원책을 통과시켰다. 앞서 바이든 정부는 2조 2,500억 달러 규모의 1차 인프라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비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며 경제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뉴욕=김영필 특파원 susopa@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