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국영 석유 기업인 아람코 지분 1%를 중국 투자가에 매각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28일(현지 시간) CNN비즈니스가 보도했다. 아람코 지분 1%는 190억 달러(약 21조 원) 정도로 평가된다.
빈 살만 왕세자는 전날 국영 방송인 알아라비야와의 인터뷰에서 "아람코 지분 1%를 에너지 분야의 글로벌 리더가 인수하는 것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이는 아람코의 판매를 늘리는 매우 중요한 거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CNN비즈니스는 사우디의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 기업이 이번 논의 대상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봤다. 앞서 아람코는 지난달 보고서에서도 중국 등의 원유 판매와 무역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번스타인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오즈월드 클린트는 아람코의 잠재적 인수자에 대해 "분명히 아시아 국가의 석유 기업일 것"이라며 "사우디 원유의 대부분은 아시아로 수출된다"고 강조했다. 두바이 소재 투자은행(IB)인 텔리메르의 하스나인 말리크 이머징마켓에쿼티전략팀장은 "중국이 (사우디와의) 관계를 강화할 기회를 찾고 있을 것"이라면서도 “아람코 같은 타국 국영 기업의 지분을 아주 약간 소유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혜택이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런 맥락에서 이번 거래가 경제보다는 지정학 요인에 근거했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분석했다.
거래 상대방이 인도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우디가 최근 인도 릴라이언스인더스트리 계열사의 지분을 아람코 주식 및 현금으로 매입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빈 살만 왕세자가 인터뷰에서 언급한 내용이 릴라이언스와의 거래일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16년 빈 살만 왕세자는 석유의존적인 경제구조에서 탈피하겠다며 '비전 2030'을 발표했다.
/김연하 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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