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기증한 미술품을 국민들이 감상할 수 있게 별도 전시실이나 특별관을 설치하라고 지시했다.
29일 청와대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지난 28일 청와대 참모들과의 회의에서 이 회장의 미술품 기증과 관련해 “고인이 기증한 정신을 잘 살려서 국민들이 좋은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도록 별도의 전시실을 마련하거나 특별관을 설치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이 회장의 결정에 고마움을 표시하는 한편, 작품 면면을 들여다 보며 놀라워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앞서 이 회장의 유족들은 지난 28일 삼성전자를 통해 보도자료를 내고 “고 이건희 회장 소유의 고미술품과 세계적 서양화 작품, 국내 유명 작가의 근대미술 작품 등 총 1만1,000여 건, 2만3,000여 점의 미술품을 국립기관 등에 기증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국립중앙박물관은 6월부터, 국립현대미술관은 8월부터 기증 받은 미술품들을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다만 정부는 기증 물량이 방대해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등의 수장고가 부족한 실정이라 별도 미술관 신설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주요 후보지로는 서울 송현동 옛 미국 대사관 직원 숙소 터와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인근이 거론된다. 이 회장이 기증한 미술품 중에는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216호)’, ‘금동보살입상(국보 129호)’ 등 국보 14건, 보물 46건 등이 포함됐다.
/윤경환 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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