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농장에서 가족들과 삼겹살을 구워 먹다가 뜨거운 기름이 튀어 가족들이 화상을 입은 기억이 있어요. 그때부터 삼겹살을 안전하고 맛있게 굽는 방법에 대해 고민을 시작했습니다.”
29일 대전형 예비창업자 인큐베이팅 공간 ‘스타트업96’에서 만난 대전반석초 6학년 지성준 군은 환한 표정으로 자신의 사업 아이템을 설명했다. 지 군은 ““제가 구상 중인 촉매연소 바비큐그릴은 산소가 없는 조건에서 고기를 구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기 기름이 타면서 발생하는 연기도 없어 유해물질 발생도 거의 없다”며 “열 촉매를 통해 음식물을 가열시켜 요리하는 신개념 조리기구를 상품화해 많은 사람들이 안전하게 고기 요리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대전일자리경제진흥원이 최근 개소한 스타트업96이 지역 예비창업가를 육성하는 요람으로 자리잡고 있다. 초등학생부터 대학생에 이르는 학생부터 군인과 연구원, 회사원 등까지 참신한 창업 아이템을 제시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 마중물로 자리하고 있다는 평가다.
군인들의 창업 열기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대전 인근에 계룡대가 있어 스타트업96 입주에 성공한 18개팀 중 7개팀이 군인 신분으로 창업에 도전하고 있다. 이들은 육군인사사령부가 주최한 창업경진대회에서 입상한 우수 예비창업팀들이다.
계룡대서 근무 중인 허정 중령은 나노기술 기반 신소재를 이용한 공기정화 필터를 개발해 창업에 도전할 계획이다. 강원도에서 군복무 중인 김후균씨는 실시간 수질분석을 통한 자가솔루션 기반 사물인터넷(IoT) 해수정수기를 사업화하겠다고 나섰다.
대덕연구단지가 배출한 연구원들도 예비창업자로 출사표를 내밀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소속 연구원 3명은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을 활용한 질병진단기기 개발에 나섰다. 한국원자력연구원 김경호 연구원은 극한 환경에서 견디는 3차원(3D) 프린팅 복합소재 개발을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스타트업96은 대전일자리경제진흥원이 스타트업 예비창업자의 체계적인 육성을 위해 개관한 창업공간이다. 인공지능, 친환경, 유통, 빅데이터, 바이오 등의 창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어 예비창업자들이 대덕특구 인프라와 역량을 십분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서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는 네트워킹 자리도 지속적으로 제공해 초기 창업에 따른 애로사항의 해소에도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예비창업자들은 1개팀당 최소 5명의 대기업와 연구소 등 현장 경험이 풍부한 전담 멘토들로부터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배상록 대전일자리경제진흥원장은 “예비창업자들이 대전의 미래 먹거리가 될 과학기술 기반 창업 아이템을 완성해 나갈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며 “앞으로 중장년 멘토 연계를 통해 경영 및 마케팅 전략 등을 체계적으로 제공하고 실패 없는 창업이 이루어지도록 혀율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대전=박희윤 기자 h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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