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유대인 수만 명이 몰린 성지순례 행사에서 스탠드가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해 수십명이 사망하고 100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AFP 통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고 현장에는 이스라엘 응급구조대가 파견돼 구조 작업을 벌이는 중이며, 부상자들을 병원으로 옮기기 위해 6대의 헬기가 동원됐다. 부상자는 100명을 훌쩍 넘고 수십명이 중상을 입었다. 이스라엘 언론은 땅바닥의 플라스틱 백에 시신들이 줄지어있는 장면을 보도했다.
이날 사고가 발생한 지역에는 수만 명의 초정통파 유대인들이 이스라엘의 전통 축제인 '라그바오메르'를 즐기기 위해 모였다. 라그바오메르는 2세기에 유대인 라비 시몬 바 요차이가 사망한 것을 기리는 축제로, 초정통파 등 많은 유대인이 모여 모닥불을 피우는 행사다.
사고는 축제 현장에서 한밤중에 스탠드가 무너지면서 일어났다. 당국은 메론 지역에서 열리는 축제에 1만명이 모일 수 있도록 허가했으나, 이스라엘 전역에서 650대의 버스 등을 타고 3만 명이 메론 지역을 찾았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집단 면역에 근접한 이스라엘이 관련 통제 조치를 대부분 해제한 후 당국의 허가 속에서 열린 첫 대규모 종교 집회였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불법으로 라그바오메르 행사가 열렸고, 경찰이 이를 단속하는 과정에서 폭동이 일어나 수백명을 체포하기도 했다. 당국은 안전 확보를 위해 이번 행사에서 5,000명의 경찰력을 동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트위터에 "중대한 재난"이라며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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