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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빈센조' 곽동연 "시즌2? 훌쩍 큰 영호분식 아들, 지푸라기 인턴 다 좋아요"

tvN 주말드라마 '빈센조' 곽동연 종영 인터뷰

배우 곽동연 /사진=H&엔터테인먼트




2일 종영한 tvN ‘빈센조’의 흥행 일등공신은 단연 송중기와 전여빈이지만, 그만큼이나 비중있게 떠오른 곽동연에 대한 호평이 심상치 않다. 다소 어리숙해 보였지만 그 모든 것이 살기 위한 것이었음을, 결국 진짜 형 같은 빈센조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던지는 그의 모습에 많은 시청자들이 안타까워했다.

8개월간 촬영을 마치고 화상으로 만난 곽동연은 “촬영 과정도 행복했고, 시청자들께 사랑받아 더더욱 행복한 시간들”이라고 지난날들을 회상했다. 작품은 무엇보다 악으로 악을 처벌한다는 매력이 컸다. 사람이 고팠던 장한서에게는 손잡고 함께 위기를 헤쳐 나가는 인물들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고. 시즌2가 제작된다면 훌쩍 큰 영호분식의 영호나 장한서 닮은 지푸라기의 인턴이 되고 싶다는 곽동연에게 ‘빈센조’는 잊지 못할 작품이 아니라 더 출연하고 싶은 작품이다.

“드라마가 사회 전반에 깔린 악인들을 악으로 처벌한다는 모토를 가지고 있기에 우리가 약하다고 생각하는 법적 처벌을 넘어 마피아의 방식으로 속 시원하게 처벌한다는 점, 극 안에 깔린 유쾌한 개그코드 덕분에 이렇게 사랑받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사진=H&엔터테인먼트


장한서에게 장한석은 늘 공포와 위협을 동반한 인물이었다. 때문에 언젠가는 넘어야 할 산이기도 했다. 매 순간 굴복해왔기에 그를 극복하고 싶었고, 사냥을 나가 총을 쏘며 이루어지는 듯 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살떨리는 압박 끝에 허무한 최후를 맞고 말았다.

“장한서에게 장한석은 공포와 위협 그 자체였죠. 아버지를 아무렇지 않게 죽이는 모습을 봤고, 학교에서 학생들을 손쉽게 죽이는 모습을 봤기에 내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공포. 정말 심한 구타를 겪어왔기에 무서운 정도가 아니라 살인마에 대한 공포를 느낀다고 생각하고 연기했어요.”

“한평생을 굴복해 살아왔고, 그 굴복을 끝내고 싶다는 소망은 항상 있었어요. 그러던 중 만난 빈센조와 관계를 이어가면서 진정 원하던 형의 모습을 느끼고, 시간이 흐를수록 기대면서 마음을 빨리 열게 됐습니다.”

‘멍청한데 악랄하다’는 반응도 있었다. 장한서는 어설픈 회장을 연기하던 초반부터 빈센조의 편에 서기까지 인물의 심정 변화가 서서히 진행된다. 이 가운데 툭툭 튀어나오는 그의 돌발행동은 긴장이 풀리려고 할 때마다 옷깃을 바짝 조이는 듯한 효과를 냈다.

“장한서는 형에게 당하는 폭력과 무차별한 폭언들을 아무렇지 않은 척 참아낼 수 있는 한계점에 도달해 있었어요. 감정의 쓰레기통이 곽 차있는 상태에서 화 잘 안내는 사람들이 한번 내면 엄청 무서운 것처럼, 홧김에 총을 쏴버리기도 하고. 멍청한데 악랄하다는 말처럼, 멍청하기에 악랄한 짓을 저지를 수 있는 인물이었던 것 같아요. 그 무식함을 무기로 갑자기 튀어나오는 감정을 막지 못하는거죠.”

“아주 다양한 모습이 한 드라마에서 나온다는게 감사하면서도 신경을 많이 쓰게 만들었어요. 다양한 모습을 변화시키는게 아니라 완급조절부터 고민한 것 같습니다. 빈센조가 나타난 이후 장한서의 심경 변화와 성장을 조금씩 나타내는데 중점을 잡았고, 가장 큰 키워드는 무식함이라 생각해 그 태도는 잃지 않으려고 했어요.”



/사진=H&엔터테인먼트


사실 기획 단계부터 악당들은 모두 죽음이 확정돼 있었다. 그 악당의 무리에는 당연히 장한서도 포함된다. 시청자들은 서서히 연민을 갖고 그를 지켜보며 죽음만은 피하기를 바랐지만, 이변은 없었다. 그래도 사람이 고팠던 그에게 믿고 따를 수 있는 형의 따스함과 배려는 이전과 다른 성장을 가져왔다.

“지푸라기 사람들처럼 서로 교류하며 일하는 모습은 처음 봤을 거에요. 장한서는 바벨의 회장임에도 주변에 목적을 갖고 ‘회장 장한서’가 필요해 접근한 사람들 밖에 없었으니까. 지푸라기에서의 모습을 보고 부러웠고, 멋있어 보였고, 빈센조와 같은 형을 갖고 싶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방송이 나가면서부터는 안 죽어도 되지 않냐, 나쁜 짓은 장한석과 최명희가 다했는데 장한서도 죽어야 되냐고 했어요. 현장이 너무 좋으니까 정말 안 죽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는 ‘빈센조’의 시즌 2가 만들어진다면 이미 사망한 장한서는 등장할 수 없지만, 어떻게든 어떤 역할을 만들어서라고 함께 하고 싶다고 했다. 매력적인 조연들이 가득한 작품이었던 만큼 방영 여부를 떠나 한번 연기해보고 싶은 캐릭터도 무궁무진하다.

“시즌2가 만들어진다면 빈센조 옆에 붙어있는 인자기가 되고 싶기도 하고, 영호분식의 영호가 훌쩍 큰 캐릭터로 등장한다면 꼭 출연하고 싶다고 말씀드리기도 했어요. 그게 불가능하면 지푸라기에 새로 온 인턴인데 장한서와 꼭 닮은…. 시즌2를 만든다면 무조건 출연하겠다고 감독님께 말씀드렸어요.”

매 작품마다 촬영일지를 쓰는 그의 이번 노트에는 많은 이야기가 적히지 않았다. 부족함을 들여다보기보다 현장의 행복함을 느꼈다. 이런 사람들과 일한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행복하고 행복했다. 무엇보다 복수와 코믹을 자유자재로 오가며 작품의 완성도를 높인 김희원 감독과의 만남이 특별하게 다가왔다.

“‘빈센조’는 제게 정말 많은 의미가 있는데 김희원 감독을 만났다는게 가장 큰 의미라고 할 수 있어요. 드라마에 대해 정말 많이 알게 됐고, 내 연기의 장단점과 더 채워가야 할 점에 대해 알게 됐어요. 이런 감독님과 함께 한다면 무서울게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감독님의 가르침과 더불어 배움의 장으로 남을 것 같아요. 다시 ‘빈센조’같이 좋은 작품으로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진=H&엔터테인먼트


/최상진 기자 csj845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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