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신 뒤 잠이 들었다가 실종된 후 닷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22)씨 사건과 관련, 손씨와 함께 술을 마셨던 친구 A씨가 왜 신고 있던 신발을 버렸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손씨의 아버지는 3일 전파를 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A씨가 신발을 버린 것에 대해 "(A씨가 오전) 2시에 동영상 찍은 이후에 자다가 우리 아들이 일어나서 막 뛰어다니다 넘어지면서 신음소리를 들었다(고 한다)"며 "그때 자기도 얘를 일으켜 세우고 이러느라고 바지와 옷에 흙이 많이 묻었다는 얘기를 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손씨 아버지는 "우리 아들은 더 더러울 텐데 그걸 감안해서 찾아야 할 것 아닌가. 그런데 그 주변에 그렇게 더러워질 데가 없다"면서 "진흙이 없다. 잔디밭, 모래, 풀, 물인데 뭐가 더러워지는 거지? 봐야 겠다. 바지는 빨았을 테고 신발을 보여달라고 (A씨) 아빠에게 얘기했을 때 0.5초 만에 나온 답은 '버렸다'이다"라고 말했다.
손씨 아버지는 또한 "거기서 두 가지 의문사항이 생긴다"면서 "보통의 아빠가 애 신발 버린 걸 그렇게 알고 있어서 물어보자마자 대답을 하는 건 이상하다. 상식적으론 '잘 모르겠다', '물어보겠다', '어디 있을 것'이라고 하는 게 정상인 것 같은데 신발을 버린 걸 아빠가 알고 있고 즉답을 한다는 것은 이상하다"고도 했다.
아울러 손씨 아버지는 "그 신발은 CCTV에 나온다. 4시 30분 CCTV에 나올 텐데 저는 안 봤지만 그게 그렇게 얼마나 더러워서 버렸을까? 급할 건가라고 제가 형사 취조하듯이 따질 수가 없잖나. 답답할 뿐인 거지"라고 말했다.
한편 A씨는 손씨가 실종되던 날 오전 3시30분께 휴대전화로 자신의 부모와 통화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는데, 이후 손씨의 휴대전화를 들고 귀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 휴대전화는 손씨가 실종된 현장 주변에서 발견되지 않았고, 지난달 30일 손씨가 숨진 채 발견됐을 때 소지품에도 없었다.
현재 경찰은 실족사와 타살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손씨의 사망 원인과 사건 경위 등을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손씨는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된 지 5일 만인 지난달 30일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손씨 왼쪽 귀 뒷부분에는 손가락 두마디 크기의 자상이 두개 발견됐는데 이와 관련, 국과수는 지난 1일 "시신의 부패가 진행돼 육안으로는 정확한 사인을 알 수 없다"는 1차 구두소견을 냈다.
경찰 관계자는 이 상처에 대해 "몸에 난 상처들은 물길에 부딪힌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정확한 사망 경위는 국과수의 공식 부검 결과 등을 토대로 조사할 것"이라고 했다. 국과수의 감정 결과는 2주 이상 걸릴 전망이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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