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이 야후와 아메리카온라인(AOL) 등 미디어 사업 부문을 사모펀드에 매각한다. 주력인 5세대(5G) 통신에 집중하기 위한 구조조정의 일환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는 3일(현지 시간) 버라이즌이 야후·AOL 등 미디어 사업 부문을 미국 사모펀드인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인수가는 50억 달러(약 5조 6,050억 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버라이즌은 미디어 사업을 정리하고 핵심 사업 부문인 네트워크와 5G 무선 기술 등에 집중하기 위해 이번 결정을 내렸다”고 분석했다.
외신들은 이로써 이동통신과 인터넷·콘텐츠까지 아우르려 한 버라이즌의 사업 구상은 일단 물거품이 됐다고 분석했다. 버라이즌은 지난 1990년대 후반 ‘닷컴 열풍’을 이끌었던 AOL을 2015년에, 인터넷 포털의 ‘원조’인 야후를 2017년에 각각 인수하며 사업 확장을 노렸다. 이들 기업의 인수에만 총 90억 달러를 들였다. 10억 명이 넘는 사용자를 가진 야후 등을 활용해 온라인 광고 시장을 겨냥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인터넷 사업, 온라인 광고 부문에서 구글·페이스북 등 강력한 경쟁사에 밀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버라이즌은 지난해 온라인뉴스 서비스인 허핑턴포스트를 온라인뉴스 플랫폼인 버즈피드에 매각했다. 앞서 2019년에는 블로그 서비스인 텀블러도 개인용 블로그 제작 서비스인 워드프레스의 모회사 오토매틱에 팔았다.
다만 버라이즌이 인터넷 사업 자체를 완전히 접는 것은 아니다. 현재 버라이즌은 온라인 IT 전문 매체인 테크크런치를 비롯해 라이엇 등 총 12개 이상의 미디어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버라이즌은 올해 1분기 미디어 사업에서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19억 달러의 매출을 거뒀다.
/조양준 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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