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이끄는 집권 인도국민당(BJP) 연합이 지방선거에서 완패했다. 코로나19 방역 실패로 민심의 매서운 심판을 받았다는 평가다.
3일(현지 시간) 타임스오브인디아에 따르면 4개 주와 1개 연방 직할지 등 5곳에서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BJP 연합은 3곳에서 참패했다. 특히 모디 총리가 공들인 웨스트벵골주에서 BJP 연합이 확보한 의석 수는 294석 중 77석에 그쳤다. 이 지역은 모디 총리의 최대 정적으로 불리는 마마타 바네르지 주 총리가 이끌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 지역에서 패한 모디 총리가 “정치 인생 중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패인은 단연 코로나19 방역 실패로 꼽힌다. 모디 총리는 전문가들의 우려에도 지난 1월 ‘코로나19와의 전쟁 승리’를 선언했고 50차례가 넘는 대규모 유세를 강행했다. 유세장마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인파가 몰려 유세장이 코로나19 확산의 거점이 되고 있다는 비판이 빗발쳤다. 또 올 1월부터 지난달까지 이어진 힌두교 축제 ‘쿰브멜라’ 기간에 수백만 명이 마스크 없이 갠지스강에 몰려들어도 모디 총리는 별다른 방역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주요 지지층인 힌두교도를 의식했기 때문이다.
경제단체가 방역을 위해 경제활동을 멈추게 해달라고 요청할 정도로 인도의 코로나19 확산세는 심각하다. 회원만 9,000곳에 달하는 인도산업협회 회장은 성명에서 “고통을 줄이기 위해 경제활동 제한을 포함한 가장 강력한 국가적 조치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날 인도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36만 8,147명으로 집계됐다.
/곽윤아 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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