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비판하는 내용의 트윗을 했다가 진행 중이던 방송에서 하차하게 된 것 아니냐는 가수 JK김동욱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 이언주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그거야말로 '블랙리스트' 아닌가"라고 문재인 정권을 향해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이 전 의원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정권의 호위무사 역할에 충실하다고 아무리 편파방송을 해도 끄덕없이 과도한 출연료를 받는 것은 '화이트리스트'가 아닌가"라면서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 전 의원은 "민간기업도 아닌 혈세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에서 청취율 많이 나온다고 그렇게까지 하는 게 정당화되나"라며 "블랙리스트, 화이트리스트가 꼭 명단을 작성해야 성립하는 건 아니지 않나. 대한민국은 헌법상 국민 개인의 직업선택의 자유, 학문예술의 자유, 양심의 자유 등을 보장하는 자유민주국가"라고 최근 야권으로부터 '정치적 편향성' 지적을 받는 방송인 김어준씨 논란을 정조준했다.
이 전 의원은 또한 "국가 권력은 부당하게 그 자유를 침해할 수 없다. 비록 그들이 정치적으로 반 대편이라 하더라도 말이다"라면서 "민주당이 말하는 '촛불정신'이란 바로 그러한 헌법정신을 국가권력이 철저히 지켜달란 것이지, 누구 편이냐에 따라 달리 적용하란 것이 아니다"라고도 적었다.
아울러 이 전 의원은 "전직 두 대통령이 국정농단으로, 헌법정신 위반으로 김옥에 수감되어 있다. 대통령을 둘러싼 이런저런 루머들은 지지율 추락과 정치적 실패의 원인은 되었을지 몰라도 법적 책임의 가장 큰 원인은 직권남용이었다"며 "그 중 몇가지 이해 충돌 행위 외에 자유민주주의 헌법정신에 위배된 상징적 사건이 바로 블랙리스트, 화이트리스트였던 걸로 기억한다"고 지난날을 떠올렸다.
여기에 덧붙여 이 전 의원은 "당시 정권 비판, 정부 정책 반대에 앞장섰던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그들이 당한 탄압을 증언하면서 대한민국이 자유민주국가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던 국민들을 분노케 했다"며 "'이게 나라냐!'라며 광화문에서 촛불을 들었던 평범한 시민들은 적어도 그 반사적 이익으로 정권을 잡은 문재인 정권은 전 정권의 몰락을 반면교사 삼아 헌법정신을 잘 지킬 거라 철썩같이 믿었을 것"이라고 거듭 강한 어조의 비판을 이어갔다.
더불어 이 전 의원은 "문재인 정권은 그러한 국민적 기대를 무참히 짓밟았다. 전 환경부 장관의 화이트리스트 사건에서부터 알고 보니 수많은 문화예술인들, 학자들이 정권친화적이냐 비판적이냐는 잣대로 생사가 갈렸다"며 "어떤 자는 실력이 형편없는데도 발탁되기도 하고, 어떤 자는 멀쩡히 하던 방송에서 하차하기도 했습니다. 대학의 보직도, 연구비도, 심지어는 기업체 고위직 승진도 정권에 따라 왔다갔다 한다"고 지적했다.
이 전 의원은 이어서 "'서러우면 출세하라'가 이제는 '서러우면 줄 잘 서라'가 되었고, 선거 때 특히 대선 때만 되면 온 나라가 어디에 줄서야 할지 눈치 보는 자들로 가득차고 선거는 갈수록 생사를 건 '혈투'가 되어간다"며 "정치권이나 정무직이야 어쩔 수 없지만 정치랑 별 관련이 없는 경제 문화예술 학계도 예외 없이 정치권력에 생사가 왔다갔다 하는 지경이니, 선거판은 갈수록 혼탁해지고 권력투쟁은 갈수록 비열해져 간다"고 비판의 수위를 끌어올렸다.
뿐만 아니라 이 전 의원은 "그러다보니 묵묵히 제 할 일 열심히 하는 진짜 애국자들, 진짜 실력자들은 묻혀지고, 눈치만 빠른 가짜들이 설치는 엉터리 나라가 되어간다"면서 "블랙리스트, 화이트리스트처럼 권력이 잘 못 사용하면 개인 피해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나라가 그렇게 가짜가 판치는 엉터리 나라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 전 의원은 그러면서 "이 사건뿐 아니라 문재인 정권 하에 일어난 모든 블랙리스트, 화이트리스트를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 그까짓 5년밖에 안 갈 권력을 휘둘러 호가호위한 행태, 국민의 자유를 침해하고 헌법정신을 훼손한 행태를 용납해서는 안된다"면서 "안 그러면 지난 정권에서 블랙리스트 화이트리스트로 감옥 갔다온 사람들, 지금 감옥에 계신 대통령은 얼마나 억울하겠나. 권력은 공정하고 일관되게 행사되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썼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