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새로운 대북정책 구상을 마무리한 가운데 한국·미국·일본 외교 장관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 회의 참석 차 영국을 방문한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3일(현지시간)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과 한반도 정세 한미 정상회담 의제를 조율하고 한반도 정세를 집중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아울러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의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정 장관이 취임 후 처음으로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과 대면해 대화를 가질 지 이목이 쏠린다.
3일 외교부에 따르면 정 장관은 전날 G7 외교·개발장관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영국 런던으로 출국했다. 정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30분(현지시간) 블링컨 장관과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진행한다. 주요 의제는 오는 21일 미국 백악관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 의제와 더불어 코로나19 백신 양자 협력, 한반도 정세 등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핵심 의제는 ‘한반도 정세’다.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정책 재검토를 마무리한 단계인 만큼 블링컨 장관이 이날 정 장관에게 미국의 새로운 대북정책 구상을 상세히 설명하는 자리가 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아울러 북한이 전날 외교와 억지를 강조한 바이든 대통령의 첫 의회 연설을 겨냥한 담화를 발표한 직후 이뤄지는 자리로 북한의 반응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펼쳐질 전망이다.
블링컨 장관은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마치고 이날 오후 7시께 G7 환영 만찬에 참석해 G7 회원국(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캐나다·일본)과 별도로 이란과 북한의 핵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다만, 정 장관은 한국이 G7 회원국이 아닌 초청국 자격으로 이번 회의에 참여하는 관계로 환영 만찬에 참석하지 않는다.
다만, 6월에 열리는 G7 정상 회의에 앞서 진행되는 G7 외교·개발장관 회의는 장관들이 관료주의에 구애받지 않고 각종 정치 현안을 논의하고 서로의 시각을 공유할 수 있는 자리다. 이에 따라 정 장관이 영국에 머무는 동안 취임 이후 악화된 한일 관계로 전화 통화를 하지 못 한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과 비공개로 접촉해 경색된 한일관계를 풀어낼 실마리를 찾는 대화가 이뤄질 지 주목된다.
현재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구상이 완료된 만큼 영국에서 한·미·일 3국 외교장관 회담이 진행될 가능성은 높으나, 한일 외교장관 회담이 별도로 이뤄질 확률을 높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외에도 정 장관이 영국에 머무는 동안 G7 정상회의에 앞서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에 대한 외교전을 위한 사전 작업을 어떻게 펼칠 지도 이목이 쏠린다.
한편, 정 장관은 오는 4~5일 G7 외교개발장관 회의에 참석한다. 이번 G7 회의에서는 인도·태평양 지역 정세, 열린 사회, 보건·백신, 기후변화, 교육 및 성평등 등의 의제가 다뤄진다.
6일 오후에는 런던 근교 켄트 지역의 쉐브닝하우스에서 도미닉 랍 외교장관과 6차 한·영 외교장관 전략 대화를 진행한다. 양 장관은 브렉시트 이후 양국 관계의 안정적 발전 방안과 한반도 및 지역 정세, 기후변화·보건 등 범세계적 현안, G7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양국 간 협력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김혜린 기자 r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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