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신임 대표 선출 이후 3일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최고위원들의 ‘온도차’가 드러났다. 송영길 신임 대표가 민심과 변화를 강조하는 첫 모두 발언을 마친 뒤 마이크를 잡은 김용민 최고위원은 "국민과 당원들께서는 저를 최고위원으로 일하게 해 주셨고, 그 뜻이 민주당의 개혁이 더 필요하다는 명령"이라고 말했다.
강성 친문으로 분류되는 김 최고위원은 4·7재보선 참패의 해법으로 거론되는 쇄신론을 겨냥해 "당심과 민심이 다르다는 어떤 이분법적 논리가 이번 선거 결과를 통해 근거 없음이 확인되었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민생과 개혁은 서로 다르지 않다"며 "검찰개혁뿐만 아니라 언론개혁, 부동산투기 근절을 위한 개혁, 각종 민생개혁을 과감하고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강병원 최고위원도 "종부세 완화는 잘못된 처방"이라며 당내 부동산 규제 완화론을 비판하면서 자신의 전당대회 공약이었던 용산 미군기지 부지를 활용한 서울 시내 공공임대주택 공급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비서관 출신인 김영배 최고위원 역시 "전당대회 과정에서 혁신하고 단결하라는 당원과 국민의 뜻이 확인되었다"며 '원팀 정신'을 강조했다. 전혜숙 최고위원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에 최선을 다하는 최고위원이 되겠다"며 "개혁과제를 완수하고, 민주 정부 4기 정권 재창출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옅은 백혜련 최고위원은 다소 다른 목소리를 냈다. 백 최고위원은 "국민의 절실한 마음을 담아낼 수 있는 민생정책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민생과 개혁은 다르지 않다"는 김용민 최고위원과 대립각을 세웠다. 백 최고위원은 "본인과 생각이 다르더라도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며 "발전적 논의를 위해서는 다양한 의견은 필수고, 쓴소리도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송 대표는 지도부에게 개별 의견 차원의 공개 발언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송 대표가 당에서 충분히 상의하고 논의된 사안 중심으로, 보다 발언을 정제해서 하자는 취지로 말을 했다"고 전했다. 이 참석자는 "전당대회 때 공약으로 내건 것과 지도부로서 어떤 정책을 추진한다고 말하는 것은 다른 차원이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다만 한 참석자는 "발언을 하지 못하게 하면 선출직 최고위원이 된 이유가 무엇이냐"며 반발했다. 다른 친문계 최고위원도 "구체적인 정책에 대한 언급을 조심하라는 취지로 받아들였다"며 "지도부와 사전에 논의하지 않았더라도, 방향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최고위원 재량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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