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신 뒤 잠이 들었다가 실종된 후 닷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22)씨 사건과 관련, 손씨의 아버지가 아들의 장례식장을 찾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친구 A씨에 대해 서운함을 내비쳤다.
손씨의 아버지는 3일 서울 강남성모병원에 마련된 손씨의 빈소에서 진행한 유튜브 채널 '뉴스1TV'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친구가 자기 부모와 통화를 했던 (새벽) 3시30분쯤 내게 연락을 하기만 했어도 정민이는 죽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5시가 넘어도 나와 아내에게 연락을 하지 않은 데에 대한 적어도 사과는 해야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손씨 아버지는 "상식적으로 잠들었는데 깨울 수가 없다면 직접 부모에게 전화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왜 바로 전화를 하지 않은 건지, 당시 술에 취해 정신이 없었다고 말하는데 적어도 (A씨의) 부모님이 연락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씨 아버지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일 차려진 손씨의 빈소에 조문을 오지 않았고 연락두절 상태다.
앞서 손씨 아버지는 사건 당일 A씨가 왜 신고 있던 신발을 버렸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손씨의 아버지는 같은 날 전파를 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A씨가 신발을 버린 것에 대해 "(A씨가 오전) 2시에 동영상 찍은 이후에 자다가 우리 아들이 일어나서 막 뛰어다니다 넘어지면서 신음소리를 들었다(고 한다)"며 "그때 자기도 얘를 일으켜 세우고 이러느라고 바지와 옷에 흙이 많이 묻었다는 얘기를 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손씨 아버지는 "우리 아들은 더 더러울 텐데 그걸 감안해서 찾아야 할 것 아닌가. 그런데 그 주변에 그렇게 더러워질 데가 없다"면서 "진흙이 없다. 잔디밭, 모래, 풀, 물인데 뭐가 더러워지는 거지? 봐야 겠다. 바지는 빨았을 테고 신발을 보여달라고 (A씨) 아빠에게 얘기했을 때 0.5초 만에 나온 답은 '버렸다'이다"라고 말했다.
손씨 아버지는 또한 "거기서 두 가지 의문사항이 생긴다"면서 "보통의 아빠가 애 신발 버린 걸 그렇게 알고 있어서 물어보자마자 대답을 하는 건 이상하다. 상식적으론 '잘 모르겠다', '물어보겠다', '어디 있을 것'이라고 하는 게 정상인 것 같은데 신발을 버린 걸 아빠가 알고 있고 즉답을 한다는 것은 이상하다"고도 했다.
아울러 손씨 아버지는 "그 신발은 CCTV에 나온다. 4시 30분 CCTV에 나올 텐데 저는 안 봤지만 그게 그렇게 얼마나 더러워서 버렸을까? 급할 건가라고 제가 형사 취조하듯이 따질 수가 없잖나. 답답할 뿐인 거지"라고 말했다.
한편 A씨는 손씨가 실종되던 날 오전 3시30분께 휴대전화로 자신의 부모와 통화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는데, 이후 손씨의 휴대전화를 들고 귀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 휴대전화는 손씨가 실종된 현장 주변에서 발견되지 않았고, 지난달 30일 손씨가 숨진 채 발견됐을 때 소지품에도 없었다.
현재 경찰은 실족사와 타살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손씨의 사망 원인과 사건 경위 등을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손씨는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된 지 5일 만인 지난달 30일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손씨 왼쪽 귀 뒷부분에는 손가락 두마디 크기의 자상이 두개 발견됐는데 이와 관련, 국과수는 지난 1일 "시신의 부패가 진행돼 육안으로는 정확한 사인을 알 수 없다"는 1차 구두소견을 냈다.
경찰 관계자는 이 상처에 대해 "몸에 난 상처들은 물길에 부딪힌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정확한 사망 경위는 국과수의 공식 부검 결과 등을 토대로 조사할 것"이라고 했다. 국과수의 감정 결과는 2주 이상 걸릴 전망이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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