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 공사업체들이 준공 사진을 조작하거나 중복으로 사용해 시로부터 부당하게 1억원의 공사비를 챙긴 사실이 경기도 감사 결과 적발됐다.
도는 이들 업체를 경찰에 고발할 방침이다.
4일 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 3월 화성시 종합감사 과정에서 도로관리과와 하수과에서 발주한 2020년 도로 및 우수관로 유지보수 단가공사 4건의 공사를 맡은 5개 업체(원도급업체 4곳, 하도급업체 1곳)가 불법행위를 한 것을 파악하고, 시설공사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시민감사관과 함께 정밀감사를 했다.
단가공사계약은 공사계약내용이나 성질상 수량을 확정하기 곤란해 총액을 확정할 수 없는 경우 먼저 업체와 단가 계약을 체결한 뒤 공사 후에 업체가 제출한 준공 사진 등 서류를 확인해 공사대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주로 도로 파임이나 배수로 파손 등 규모가 작고 보수가 시급한 사안에 시행된다.
이번 감사에서는 공사업체 4곳이 제출한 준공서류에서 약 4,000여 장의 사진파일을 추출해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사진 조작 및 중복사용 여부 등을 확인하고 원·하도급업체의 하도급 규정 준수 여부 등 공사 시행 전반에 대해 살펴봤다.
감사 결과 원·하도급업체들은 규정에 맞게 시공을 한 것처럼 보이기 위해 빈도로 사진에 교통통제를 하는 인부나 공사장비 사진을 합성하는 등 준공 사진을 조작했다. 또 이미 공사비를 받은 A업체 준공사진을 B업체의 준공서류에 끼워 넣는 방법으로 허위 준공서류를 제출했다. 이들은 이런 식으로 총 608개 현장 중 33곳을 허위 청구하며 화성시로부터 1억원 가량의 공사비를 더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도는 이런 일이 가능했던 원인으로 원도급업체들이 화성시 관내 특정 업체 한 곳에 하도급을 몰아줬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또 원도급업체들은 ‘건설산업기본법’상 일괄하도급 금지 및 동일업종 하도급 금지 의무 등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도는 허위 준공서류로 공사비를 가로챈 원·하도급업체 5곳을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고 화성시장으로 하여금 업체의 부당이득을 환수하도록 했다. 또 ‘지방계약법’ 및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입찰 참가자격 제한,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 하도록 요구할 방침이다.
이밖에 도는 이번 일이 관련 공무원들이 관내 업체 한 곳이 일괄 시공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제재하지 않은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업체 하도급 관리·감독을 부적정하게 한 관련 공무원을 징계하도록 요구할 예정이다.
김종구 경기도 감사총괄담당관은 “사진조작 등 계획적이고 지능적인 수법으로 화성시 예산을 편취한 업체는 관급공사 입찰에서 퇴출시키는 것이 마땅하고 혹시 이들과 유착한 공무원이 확인된다면 엄벌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종열 기자 yjy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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