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에서 정체 불명의 폭발 사고가 발생해 반(反)군부 진영 인사 5명이 한꺼번에 숨지고, 반군 공격으로 군경이 잇따라 사망하는 등 내전 양상이 짙어지고 있다.
4일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께 바고 지역 내 피(Pyay) 마을의 한 가정집에서 강력한 폭발이 발생했다. 이 폭발로 인해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 민족동맹(NLD) 소속 지역구 의원과, 시민불복종운동(CDM)에 참여해 온 경찰 3명, 집주인 등 모두 5명이 숨졌다. 이들은 쿠데타 이후 이 집에서 계속 숨어 지내온 것으로 전해졌다.
폭발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소포 폭탄이라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고 미얀마 나우가 보도했다. 한 지역 소식통은 매체에 "내가 알기로는 그들이 상자를 열자 폭발이 일어났다"고 전했다. 다른 마을 주민은 폭발이 일어나자마자, 군경들이 탄 트럭 10대 가량이 마을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는 최근 원인을 알 수 없는 폭발이 수 십 건 잇달아 발생했다. 군부는 이에 대해 사회 안정을 원하지 않는 폭도들의 소행이라고 비난해왔다.
한편 북부 카친주에서는 반군 무장조직인 카친독립군(KIA)이 전날 오후 8시께 바모 지역의 경찰서를 급습해 만시구(區) 경찰서장이 사망했다고 현지 매체 이라와디가 보도했다. KIA군의 경찰서 급습 과정에서 총격전도 발생했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KIA 공보 담당인 노 부 대령은 이라와디에 경찰서 습격 사실을 확인했다. 노 부 대령은 매체에 "경찰도 시민들에 대한 폭력에 책임이 있다는 걸 모두가 알고 있다. 경찰도 군과 똑같다. 그래서 경찰서를 공격해야 한다"고 말했다.
KIA는 전날에는 카친주 모마욱 지역에서 공습에 참여한 미얀마군 헬리콥터를 격추해 탑승해 있던 3명이 숨졌다고 이라와디가 보도했다. 소수민족 무장 조직이 공습을 벌인 미얀마군 항공기를 격추한 것은 쿠데타 이후 처음이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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