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후배 몰래 그의 텀블러에 자신의 체액을 넣어 온 40대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5단독 홍순욱 부장판사는 재물손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모(48)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공무원인 박씨는 여자 후배의 사무실 책상 위에 있던 텀블러를 화장실로 가져가 그 안에 체액을 남긴 혐의를 받는다. 범행은 지난해 1월 20일부터 7월 14일까지 6차례 반복된 것으로 조사됐다.
홍 판사는 박씨에게 적용한 혐의는 재물 손괴 혐의다. 그의 행위가 텀블러의 효용을 해쳤다고 판단한 것이다.
법률 전문가들은 박씨의 범죄 행위가 성범죄의 성격이 다분히 짙다면서 이같은 맥락을 고려해 재판부가 비교적 높은 형량을 선고했다고 분석했다.
장윤미 여성변호사회 공보이사는 "텀블러의 재산적 가치를 고려했을 때 재물손괴 혐의로 300만원을 선고한 것은 높은 형량에 속하는 편"이라며 "현행 법률에서 형사처벌이 가능한 성범죄는 성추행과 강간에 한정한다"고 밝혔다.
/허진 기자 h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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