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후보군에 대한 국내 업체들의 임상시험이 하나씩 종료됨에 따라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주’ 뒤를 이을 2호 국산 코로나19 치료제가 이르면 올 상반기 중으로 나올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하지만 임상 실패를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풍제약(019170)은 현재 ‘약물 재창출’ 방식으로 ‘피라맥스’가 코로나 치료제로 유효한 지 연구를 진행 중이다. 약물 재창출 방식은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받은 약이 다른 질병에도 치료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이다. 신풍제약은 지난달 21일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2상을 종료하고 학술대회에서 조만간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발표했다. 임상 2상 데이터 분석 완료 시점은 6월로 예상된다. 신풍제약 관계자는 “코로나 치료 효과에 대한 유효성이 입증된다면 보건당국과 곧바로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당장 데이터를 공개할 순 없지만 곧 논문을 통해 결과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부광약품(003000)도 B형간염용 항바이러스제 ‘레보비르’로 지난 2월 26일 코로나19 중등증 환자를 대상으로한 임상 2상을 완료했고 현재 데이터를 취합 중이다. 레보비르 2상 데이터 분석은 이달 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임상 데이터가 도출되는 대로 관련학회 세미나에서 발표하거나 논문을 공개할 것”이라며 “당초 기대처럼 좋은 치료효과를 나타낸다면 조건부승인이나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약물재창출용 약물은 이미 다른 적응증(치료효과를 내는 질병)에 쓰였던 만큼 안전성이 확보됐다고 볼 수 있고 치료효과만 입증되면 식약처 허가를 신속히 받을 수 있다고 보는 분위기다.
반면 일각에서는 임상 실패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도 존재한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19 치료제의 경우 특히 국내에서는 중증·고위험 환자들을 임상이 가능할 정도로 충분히 모집하기 어렵다”며 “환자를 다 모집했다 하더라도 치료제에 대한 임상 성공 데이터를 모으기까지 또 다른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과연 이런 상황 속에서 국내 기업들의 임상이 얼마나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코로나 19 치료제는 해외에서 임상을 진행하는 것이 더 성공적인 데이터 확보에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국내에서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기업은 엔지켐생명과학(183490)·GC녹십자웰빙(234690)·크리스탈지노믹스(083790)·제넥신(095700)·뉴젠테라퓨틱스·동화약품(000020), 이뮨메드 등이다.
/김성원 기자 melody1214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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