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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기 신도시' 분당, 재건축 불 지핀다

시범 4개 단지 '추진준비위' 결성

시교통, 학군 입지 뛰어나 관심 높아질 듯

한솔마을 한일3단지도 재건축 준비 나서

샛별마을도 소유주들 재건축 토론방 개설

분당지역 아파트 단지 전경./연합뉴스




‘1기 신도시 대장주’ 분당의 입주 30년이 다가오면서 재건축의 불을 지피는 단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9일 정비 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시범 4개 단지가 최근 재건축을 공동 추진하기로 뜻을 모으고 통합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를 결성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단지별로 입주자대표회의를 열어 준비위 구성안을 검토하고 준비위원 2명씩을 선출할 방침이다.

삼성·한신, 우성, 한양, 현대 등 4개 단지로 구성된 분당 시범단지는 1기 신도시를 통틀어 가장 먼저 조성됐다. 지난 1991년 9월 입주를 시작해 오는 9월이면 재건축 연한인 30년을 맞는다. 이 때문에 분당에서 재건축이 시작된다면 시범단지가 1호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분당 정자동에서 가장 먼저 재건축 연한이 도래하는 한솔마을 한일3단지도 재건축 준비에 나섰다. 이 단지는 2023년 30년차가 되지만 지금부터 사전 준비를 시작해 추진위 설립, 안전 진단 등의 재건축 과정을 단축하겠다는 입장이다. 분당동 샛별마을도 일부 소유주들을 중심으로 네이버 밴드에서 재건축 토론방을 운영하고 있다.

분당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도 늘고 있다. 1기 신도시 최초로 정자동 한솔마을5단지가 2월 리모델링 사업 계획 승인을 받은 데 이어 지난달 27일 구미동 무지개마을4단지도 리모델링 사업 계획 승인이 났다. 정자동 정든마을 한진7단지는 최근 경기도 선정 ‘공동주택 리모델링 컨설팅 시범단지’에 이름을 올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분당에 아파트 입주가 시작된 지 올해로 30년을 맞으면서 재건축 논의가 활발해질 것”이라며 “다만 중·고층이 많아 수익성이 높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재건축과 리모델링을 놓고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분당 서현동의 시범 4개 단지가 공동으로 재건축 추진 움직임을 보이면서 올해부터 재건축 연한 30년을 맞는 1기 신도시의 재건축 논의가 활발해질 전망이다. 그동안은 재건축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가 많았지만 분당 시범단지를 필두로 재건축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잇따를 가능성이 높다. 특히 분당을 비롯해 일산·평촌·산본·중동에 조성된 1기 신도시에서 올해를 시작으로 5년 뒤인 2026년에는 재건축 연한 30년을 넘긴 아파트가 28만채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개별 단지 차원이 아닌 장기적·종합적 도시정비 계획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분당 시범단지는 1991년 9월 입주를 시작하면서 1기 신도시 시대를 본격적으로 쏘아 올린 곳이다. 삼성·한신아파트(1,781가구), 우성아파트(1,874가구), 한양아파트(2,419가구), 현대아파트(1,695가구) 등 4개 구역, 7,800여 가구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시범우성이 가장 먼저 지난 해 말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재건축 추진준비위원회 발족 안건을 의결했고, 나머지 단지들도 지난달 입주자대표회의를 통해 시범 4개 단지가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분당 시범단지의 경우 7,800여가구의 대단지인데다 교통, 학군, 각종 인프라가 뛰어나고 재건축 기대감까지 더해져 매수 문의가 많다”면서 “과거 1기 신도시 조성 당시 역할을 했던 만큼 재건축에서도 시범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분당 정자동의 한솔마을 한일3단지의 경우 재건축 연한은 오는 2023년에 도래하지만 지금부터 준비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한일3단지 관계자는 “소유주들 간에 소통을 활성화해 재건축 뜻을 모아 재건축 과정을 단축하자는 이야기가 나온다”면서 “대지지분이 높고 용적률이 150%대로 사업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시범단지보다 앞서 ‘분당 재건축 1호’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건축 기대감에다 분당과 판교 일대로 대기업 및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이전하면서 지난해 분당 집값도 크게 올랐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경제만랩이 KB부동산 주택가격동향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3월 이후 1년간 분당이 전국 시·구별 아파트 3.3㎡당 평균매매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으로 꼽히기도 했다. 오름폭은 3,438만원에서 4,440만원으로 1,002만원에 이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분당은 1기 신도시 중에서도 위치나 교통, 학군 등의 측면에서 선호되는 데다 인근 판교 테크노밸리 등의 효과까지 더해져 서울이 확장된 느낌”이라면서 “재건축 및 리모델링에 대한 기대감과 종합부동산세 완화 기대감 등이 작용하면서 분당 집값은 강보합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분당을 시작으로 2026년이면 1기 신도시 전체(28만1,000 가구)가 재건축 연한이 도래하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 이에 대비한 도시 정비의 청사진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부가 강조하는 주택 공급 차원에서도 생활 교통 인프라가 이미 잘 구축된 1기 신도시 정비사업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1기 신도시는 단기간 대규모 주택공급이 일시에 이루어져 노후화의 문제도 대규모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1기 신도시가 도시 개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만큼 도시 정비, 주택 정비에서도 새로운 방향성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노희영 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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