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청문 정국 해법을 두고 연일 신중한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 최근 ‘기러기 가족’ 관련 발언으로 구설에 오른 만큼 당분간 입을 열기보다는 당내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송 대표는 지난 2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직후를 제외하고는 약 일주일간 언론 접촉을 자제하고 있다. 최고위원회의를 포함한 공개 석상에서도 정제된 발언만 짧게 내놓는 모습을 보였다. 전날 고(故) 이한동 전 국무총리 빈소를 방문해서도 취재진이 장관 후보자 3인의 거취에 대한 견해를 묻자 “그걸 여기서 얘기해야 하나”라며 즉답을 피했다.
당내에서는 언행에 거침이 없던 송 대표가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인다는 다른 평가가 나온다. 그는 대표로 취임한 후 이미 한 차례 말실수로 구설에 오른 바 있다. 지난 7일 기러기 가족에 대해 “남편이 혼자 술 먹다 돌아가시는 분도 있고 여자는 가서 바람이 나 가정이 깨진다”고 말했다가 수석대변인을 통해 사과한 일이었다.
친문 색채가 옅다는 평가를 받아온 송 대표가 청문 정국 등 민감한 현안과 관련해 쉽게 발언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향후 당청 화합과 대야 관계 설정을 염두에 두고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인식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친문으로 불리는 의원들이 원내대표와 선출직 최고위원에 포진한 상황에서 정제되지 않은 발언을 한다면 ‘지도부 내 내홍’으로 비칠 수 있다는 부담도 있다.
/이희조 기자 love@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