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살짜리 입양아동을 학대해 의식불명 상태에 빠뜨린 양부가 "아이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양부 A(30대)씨는 11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수감 중인 수원남부경찰서를 나서며 이 같이 밝혔다. 아내도 같이 학대했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는 "아닙니다"라고 부인했다.
A씨는 지난 8일 오전 입양한 B(2)양을 마구 때려 의식을 잃게 한 혐의를 받는다. B양은 같은 날 오후 6시께 A씨 자택인 경기도 화성시 인근의 한 병원에 의식불명 상태로 실려 갔다가 인천 길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과정에서 의료진은 뇌출혈과 함께 B양의 얼굴을 비롯한 신체 곳곳에서 멍을 발견하고 경찰에 학대 의심 신고를 했다. 경찰은 B양이 학대를 당한 것으로 판단해 B양을 병원에 데려온 A씨를 긴급체포했다.
A씨는 "(8일) 오전에 자꾸 칭얼거려서 손으로 몇 대 때렸고 이후 아이가 잠이 들었는데 몇 시간 지나 깨워도 안 일어나길래 병원에 데려갔다"며 학대를 인정했다. 그는 이어 "5월 4일과 6일에도 집에서 아이를 때렸고 한번 때릴 때 4~5대 정도 때렸다"고 말했다. A씨는 나무 재질의 구둣주걱으로 얼굴과 머리 등을 때리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의 구속 여부는 이날 저녁께 결정될 전망이다. 경찰은 A씨 부부가 지난해 8월 B양을 입양한 만큼 A씨가 5월 이전에도 학대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 아울러 A씨의 아내도 폭행을 제지하지 않고 다친 B양을 병원으로 데려가 치료하지 않는 등 아동 보호에 소홀한 혐의(아동복지법상 방임)로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양부의 추가 학대 혐의와 양모의 가담 여부 등에 대해 계속 수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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