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창업자 겸 전 회장인 마윈이 중국 정부와 마찰을 빚고 두문불출해온 지 약 4개월 만에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10일(현지 시간) 홍콩 봉황망과 로이터통신·CNBC 등에 따르면 이날 마윈은 저장성 항저우시에 있는 알리바바 본사를 방문해 연례행사인 ‘알리데이’에 참석했다.
현지 매체들이 공개한 여러 장의 사진을 보면 마윈은 행사 현장에 파란 티셔츠와 흰 바지 차림으로 나타나 수많은 알리바바 임원과 함께 다녔으며 활짝 웃으며 사람들의 요청에 기념사진 촬영을 해주기도 했다. 그는 실내 공간에서 마이크를 잡고 10여 명의 젊은 사원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한 직원은 “그를 보다니 너무나 흥분된다”면서 “그와 함께 사진을 찍을 기회가 없어서 유감”이라고 말했다.
마윈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1월 말 교사 대상 연설 영상이 나온 후 4개월여 만이다. 그동안 이번처럼 다수 일반인의 눈에 띄는 공개 장소에 모습을 드러낸 일은 없었다. 지난해 10월 상하이 금융 포럼에서 당국을 정면으로 비판한 후 마윈은 전처럼 중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지 못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가 될 예정이던 알리바바의 핀테크 계열사 앤트그룹 상장은 전격 취소됐고 이후 그가 세운 알리바바는 반독점, 개인 정보 보호 등 명분을 앞세운 당국의 강력한 규제 대상이 됐다.
알리바바는 지난달 당국으로부터 역대 최고인 3조 원대 반독점 벌금을 부과받았다.
이날 행사 참석 사진에서도 마윈은 이전보다 많이 야위었고 흰머리도 눈에 띄게 늘어난 모습이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마윈이 중국 정부와 갈등으로 인해 심한 마음고생을 겪었고 이로 인해 수척한 모습으로 공개 석상에 서게 됐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봉황망도 “마윈이 회사 탄압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것”이라며 “이 때문에 수척해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곽윤아 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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